외신 “축제 같았던 7회 촛불집회…국정 불확실성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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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지난 10일 한국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 관련,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기뻐하는 시민들 반응을 집중 소개했다. 하지만 향후 국정 혼란과 정치 시스템의 후진성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날 촛불집회를 보도하며 “한국은 아시아의 핵심이자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으로, 박 대통령이 사퇴한 뒤 대선 결과는 아시아와 그 너머까지 안보와 경제에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진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우선순위가 바뀌어 지역의 균형이 이동할 수 있다”면서 “한국의 진보정권은 북한 제재에 집중해온 박근혜 정부와 달리 북한을 외교적으로 좀 더 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대규모 집회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축제 같았고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검찰 수사를 받을 것을 촉구했다”며 “시민들은 자부심이 넘쳤고 망가진 한국의 민주주의를 매주 대규모 집회를 통해 손수 바로잡았다고 믿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영국 BBC 방송도 탄핵안 가결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 한복판에 수만명이 운집해 행진했다며, 탄핵에 반대하는 1만5000여명의 박 대통령 지지자도 집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별도 영문 기사를 통해 “거리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새 시대를 의미하는 ‘서울의 봄’”이라고 했다. 일본 NHK는 “시위 참가자들이 탄핵 가결을 기뻐했다”며 “야당이 박 대통령에 대한 혹독한 여론을 의식해 정부·여당과 대립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으면 국정 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향후 국정 혼란과 정치 시스템의 후진성 등을 우려하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신뢰 회복’이라는 9일자(현지시간) 사설에서 “한국인이 탄핵안 가결 뒤 거리에서 축하한 것은 이해할 만하지만, 이런 방식의 대통령 임기종식은 사실 그리 축하할 만한 일은 아니다”라며 “박 대통령의 곤경은 한국 정치시스템 결함의 징후”라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재자 박정희의 딸인 박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성향은 항상 우려의 대상이었다. 아버지의 나쁜 점만 물려받고 좋은 점은 물려받지 못했다”며 “헌재가 탄핵안을 심리하는 동안 직무가 정지된 박 대통령은 유년시절을 보낸 집(청와대)의 담벼락 뒤에 기거하며 운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유정 인턴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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