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DI 내년 경제성장률 하향, 경제주체들 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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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여러 차례 한국경제 침체에 대한 경고가 있었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전망보고서는 참으로 충격적이다. KDI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4%로 내려 잡았다. 이는 한국은행,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 등의 전망치보다 낮다. KDI가 국책연구기관으로 그동안 다른 연구기관보다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경제에 닥쳐올 위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특히 KDI의 전망치가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미칠 영향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니 더욱 놀랍다. 게다가 이 기관은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여건이 급변하면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까지 했다. 이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현실화된다면 한국경제는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2%대의 성장에 머물게 된다. 이는 과거의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같은 경제침체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에는 다시 회복되는 V형의 모습을 보였으나 이제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불황에 진입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런 근본적인 경제 위기 때는 정부, 기업, 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가 나서야 한다. 단기적인 급선무는 정치권이 정부와 잘 협의해 경제컨트롤타워를 하루빨리 세우는 일이다. 탄핵과 대선 국면으로 내년 정국이 혼란해도 경제정책만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래야 KDI 등이 권유한 확장적 재정정책, 금리 인하 등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다. 또 기업은 정부와 협력해 채용 증가,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 합리적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소득감소, 실업률 증가 등으로 여력이 없겠지만, 가계에서도 촛불 민심의 위력을 경제회복에도 발휘할 수 있다는 각오를 다질 필요가 있다. 외환위기 때처럼 '금 내놓기 운동'까지는 아니라도 나라 살림 살리기에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야 하는 것이다. 국민의 힘으로 급성장한 재벌기업들은 마땅히 이에 보답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유럽 선진국들이 국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단행했던 사회 대타협을 우리도 검토해야 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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