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D데이] 탄핵에 바뀔 운명, 대통령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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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 본회의장 입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서울 여의도 정치권의 상황은 탄핵 전과 후로 극명하게 엇갈리게 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의 처리 여부에 따라 각 당 지도부의 위상과 입장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가결·부결 여부에 따라
각 당 지도부 앞날 크게 갈려

가결 땐 새누리 대폭 교체
부결 땐 민주 책임론 불가피


먼저 새누리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면 대폭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정진석 원내대표는 사의를 표명한 상태이고, 이정현 대표도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전제로 이달 21일에 그만두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미 친박(친박근혜)과 비박계 중진 6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는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논의중이다.

이미 새누리당 몇몇 중진들은 원내대표 교체에 대비해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득표활동에 열중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내년 대선 때까지 비대위 체제로 갈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하지만 박 대통령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새누리당 지도부는 예측불허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물론 탄핵안 처리 여부와 무관하게 지도부 교체를 점치는 사람들도 많다. 이정현 대표는 8일 "지금이라도 박 대통령 탄핵안을 중지시키고 4월 사임, 6월 대선으로 가는 부분에 대해서 국회가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사직서를 들어보이고 있다.박희만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탄핵안 처리 결과에 따라 '신분'이 확연하게 구분될 전망이다.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는 탄핵안이 통과되면 위상이 올라가게 되고, 부결될 경우 정반대의 위치에 놓이게 된다. 탄핵안이 부결되면 두사람의 책임론에 휩싸이면서 현직에서 물러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가 이날 "민주당 의원 전원이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작성해 지도부에 제출할 것을 제안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도 탄핵안 처리와 자신들의 운명을 직결시킨 것이다. 추 대표와 우 원내대표가 물러나면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가도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

이와 달리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는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유력 대선주자 중 가장 적극적으로 탄핵안 통과 작업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박 대통령 탄핵안 처리가 내년 대통령선거 등 장기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을지는 예단하기 힘들지만 여야 지도부의 위상에는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여야 지도부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처리될 때까지 마음을 조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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