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단 세 거장 '특별한 부산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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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림 화백의 1969년 작 '나부(裸婦) 군상'. 인디프레스 부산 제공

한국 미술계에 크나큰 발자국을 남긴 '거장(巨匠)' 최영림 이중섭 유영국 화백의 전시가 부산에서 잇따라 열린다. 특히 이번 전시는 1916년생인 작가들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어서 더욱더 의미가 깊다.

인디프레스 부산은 오는 18일까지 '작가 탄생 100주년 최영림 드로잉 전'을 개최한다. 최영림(1916~1985년)은 평양에서 태어나 1930년대 일본의 다이헤이요 미술학교에서 수학한 후 마산상고 미술 교사와 서라벌예술대학 교수, 중앙대 교수 등을 역임했다. 광복 후 한국의 판화 미술사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했고, 박수근 장리석 황유엽 등과 함께 '주호회(珠壺會)' 동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토속·해학의 작가 최영림
18일까지 활달한 드로잉전

이중섭 대규모 회고전

내년 3월 29일~6월 25일
'추상 대가' 유영국전 채비

탄생 100주년 잇단 기념전


'토속과 해학의 작가'로 불렸던 최영림은 전통적인 설화를 비롯해 고대소설, 민담을 바탕으로 화면에 스토리를 담아냈는가 하면 벌거벗은 여성 이미지를 소재로 에로틱한 미감을 은은하게 살려냈다. 이번 전시에는 1960년대 이후 '황색(黃色)시대' 및 '민속적 설화시대' 기간 창작의 모태가 된 대표적인 드로잉 23점이 선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모티브라 할 수 있는 △나부(裸婦)와 나부 군상, 농염한 남녀의 누드 군상들 △보살상 등 불상과 선녀도 △여인과 소, 심청전 등 설화에서 착안한 작품 등이다. 대상을 유연하고 능숙한 원터치의 일필(一筆)로 장악해냄은 물론, 활달하면서도 자유자재한 최영림 특유의 선묘(線描)를 만끽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특히 이중섭 유영국에 비해 작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이렇다 할 전시가 이제까지 없었던 상황에서 열려 의미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영림(왼쪽부터) 이중섭 유영국
'천재 화가' 이중섭(1916~1956년)을 기념하는 전시는 지난 10월 20일부터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본보 10월 20일 자 30면 등 보도)이다. 평남 평원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이중섭의 생전 시공간을 중심으로 유화와 수채, 드로잉과 작가 특유의 은지화, 편지화 등 2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중섭에 관한 최초의 대규모 회고전이란 평가다.

김환기와 '쌍벽'을 이루며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유영국(1916~2002년)의 작품 전시도 예정되어 있다. 내년 3월 29일부터 6월 25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유영국, 절대와 자유' 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경북 울진 출신인 유영국이 1937년 일본 유학 시기부터 1999년 건강상의 이유로 절필할 때까지 남긴 100여 점의 작품과 사진, 가족 인터뷰 등 자료 50여 점이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국은 강렬한 색과 기하학적 구성의 울림으로 서사적 장대함과 서정적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도형 중심의 구상주의에서 출발해 산과 바다 등 보편적인 자연의 본질을 추구하려 했고, 선·면·형·색 등 기본적인 조형요소로 화풍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진홍 선임기자 jh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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