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예타 어떤 문제있나] 항공수요 급증하는데 낡은 지표로 미래 수요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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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확장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 한국개발연구원이 김해공항의 장래 항공수요를 비현실적인 잣대로 분석하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김해공항 전경. 부산일보DB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행하는 김해공항 확장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KDI가 장래 항공수요를 매우 보수적으로 잡고 있어 사업비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급증추세에 있는 김해공항의 항공수요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면 김해공항 확장사업이 자칫 리모델링 수준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국제·국내선 수요 급증

김해공항은 2014년 1546편(국제 752편, 국내 794편)이던 주 운항편이 올해 여름철엔 최대 1994편(국제 1042편, 국내 952편)을 기록했다. 동계 비행 스케줄은 2101편(국제 1146편, 국내 955편)에 이른다.

지난해 국제선 승객 596만 명
2009년 국토연구원 추정값
369만 명보다 62%나 많아
올해도 760만 명 이상 예상

최근 사회적 동향 반영 못 해
사업비 턱없이 부족할 수도


항공승객을 따져보면 지난해 국제선 승객은 596만 명이다. 이는 2009년 국토연구원이 추정한 값(2015년 369만명)보다 62% 많다. 프랑스 ADP(파리공항공단)이 추정한 529만 명도 넘어선다. 올들어 1~10월 국제선 승객은 644만 명이다. 올 한해 전체는 760만~7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급증 추세다.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공항에서 12월 중 국제선 8개 노선에 주 42회, 국내선 김포 노선 주 10회가 각각 신규 취항한다고 밝혔다. 항공사들은 '돈이 안되는' 곳은 취항하지 않는다. 그만큼 김해공항의 수요가 많다는 증거다.

국내선도 상승추세다. 지난해 김해공항 국내선 승객은 642만 명이다. ADP가 예측한 564만 명을 80만 명 가량 넘었다. 2009년 국토연구원이 제시한 417만 명도 훌쩍 넘었다.

■수요예측 실패 반복하나

항공수요는 예비타당성 조사의 핵심분야다. 수요가 얼마나 나오는가에 따라 사업비가 달라진다. 승객이 많아야 공항터미널도 넉넉히 지을 수 있고 활주로 규모도 충분히 키울 수 있다. 이 때문에 부산시에서는 KDI 측이 장래 항공수요를 얼마나 잡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KDI 측은 공항배후도시의 GRDP, 인구, 1인당 소득, 항공요금 등 전통적 지표를 토대로 매우 엄격하게 수요를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과거 도로나 교량 등의 수요예측이 실제보다 과다하게 나온 사례들이 있는데다, 국책연구원의 특성상 수십년간 쓰인 모델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김해공항의 장래 항공수요는 예측이 번번이 빗나갈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단순히 계량적 지표만 아니라 항공업계 동향과 항공여행에 대한 사회적 트렌드 등을 반영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부산발전연구원 관계자는 "동남권 신공항을 재추진한 것은 과거의 수요예측이 잘못됐기 때문인데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또 다시 잘못된 수요를 반영한다면 이는 과거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라며 "정확한 수요를 예상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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