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검찰 수사] 이대 압수수색·마사회장 소환… '정유라 의혹' 정조준
검찰이 최순실 씨(60·구속기소) 딸 정유라(20·개명 전 정유연)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독일에 머물고 있는 정 씨도 조만간 소환하기로 하고 정 씨 측과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2일 오전 이화여대 총장실과 입학처장실, 입시에 참여한 교수 연구실 등 20곳과 최경희(54) 전 총장 등 관련자 자택 3곳을 압수수색하며 정 씨 부정입학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지난 18일 교육부는 특별감사 결과 최 전 총장을 비롯한 최소 6명의 교수가 공모해 정 씨 입학 과정에서 특혜를 줬다고 밝혔다. 교육부 발표 4일 만에 검찰의 공식 수사가 시작된 셈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날 "압수수색을 했으니 향후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정 씨에게 비리 혐의가 있다거나 꼭 그런 부분이 없더라도 조사 필요성이 있다면 소환해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감사 발표 4일 만에
부정입학 등 공식 수사
현명관 한국마사회장 불러
삼성 특혜지원 개입 추궁
독일 체류 정 씨 소환 조율
지난해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 씨는 체육특기자 입시 과정과 입학 이후 학사관리에서 부당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씨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시점(2014년 9월 20일)이 체육특기자 전형 원서접수 마감(2014년 9월 15일) 이후였음에도 이 수상 실적을 근거로 정 씨를 입학시켰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날 오후에는 현명관(75) 한국마사회 회장이 정 씨 의혹 등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나왔다. 검찰은 현 회장을 상대로 대한승마협회와 삼성그룹 등이 독일에서 훈련 중인 정 씨에게 특혜 지원을 제공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은 삼성이 회장사인 대한승마협회와 마사회가 '2020년 도쿄올림픽 승마 지원을 로드맵'을 만들어 정 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 로드맵에는 삼성이 4년간 186억 원의 후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이 돈이 사실상 정 씨 한 명을 돕는 비용이라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현 회장은 지난해 9~10월 삼성이 최 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 원(280만 유로)을 특혜 지원하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그는 이건희 회장을 보좌하는 그룹 비서실장을 지냈고 호텔신라, 삼성물산 등 삼성 계열사에서 경영자로도 활동했다.
이에 대해 현 회장은 22일 배포한 '최순실 사건 의혹과 관련한 입장문'을 통해 "최 씨 전화번호도 모르고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며 "삼성-전경련-마사회, 최순실-이재용-박근혜를 잇는 연결고리에 현명관이 있다는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