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주목 받는 명리학·인상학] 외골수 박 대통령, 오만 빠지기 쉬운 최순실
2016년 11월 하순. 격변기다. 나라도 그렇지만 고등학교 진학과 대학입학, 졸업과 취업 등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는 이들에겐 고민 가득한 시간. 점집, 철학원에는 이때부터 새해 초까지가 최대 성수기다.
아들의 고교 진학을 앞둔 학부모 A씨는 학교에서 진학상담을 실컷 받아 놓고도 불안해 철학원을 수소문했다. 한 유명한 철학원을 알아내 문의했지만 내년 1월까지 예약이 밀려 있다는 말에 낙담했다. 사람들은 왜 사주, 명리학, 역학에 매달릴까?
"역학에는 나름의 합리성과 지혜가 있죠. 자연의 기운을 잘 읽고 그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자는 것이니까 위안도 되고, 결정을 내릴 때 감안할 여러 요소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는 겁니다." 박청화철학원 박청화 대표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명리학은 학문이다. 철학관에서도 잘 설명해주지 않는 명리학의 이치는 대략 이렇다.
고대 선조들은 해, 달과 함께 별자리 이동, 특히 오행성(목·화·토·금·수성)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지구보다 1300배 크고, 318배나 무거운 목성.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11.86년, 약 12년 걸린다. 목성 위치에 따라 선조들은 12개의 띠를 부여했다. 지구 주위를 도는 달에 대해서는 달의 삭망(朔望)을 기준으로 1년을 24절기로 나눴다. 목성과 달, 그리고 지구는 서로 인력을 갖는다. 지난 14일 슈퍼문이 떴을 때 만조 수위가 높아졌던 것처럼 70%가 물인 인체도 영향을 받는다. 천체 운행에 따라 해·달·날마다 변하는 기운과 개개인이 타고난 에너지 코드(사주)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10간 12지 문자로 해석하는 것, 이것이 역학이자 명리학이다.
박 대표는 "역학에서 말하는 운세는 표현이 두루뭉술하고 때에 따라서는 애매모호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확률적으로 크게 어긋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연의 기운을 읽고 그 흐름에 맞춰 물러서고 나아가는 것이 역학의 지혜라는 것이다.
전국에 얼굴 읽기 강좌를 다니는 한국페이스리딩 김향숙 대표는 "가족이나 동료, 지인과의 소통을 좀 더 원활하게 하고, 나아가 자신의 인상을 관리하는 데 인상학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관상학이 타고난 얼굴에서 그의 성향을 읽는 분야라면, 인상학은 얼굴 경영까지 다룬다. "타고난 얼굴도 중요하지만, 얼굴 탄력과 색깔, 근육에 따라 이미지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장육부가 튼튼하고 마음이 편안하면 얼굴에 빛이 돌거든요. 내색하지 않아도 남들이 봤을 때 자신감이 드러나죠. 마음 경영이 결국 얼굴 경영입니다." 나아가 자신의 얼굴을 읽어 성향과 단점을 깨우치고 행동으로 보완하는 것이 진정한 얼굴 경영이다. 콧방울 옆에서 입꼬리를 잇는 팔자주름이 뚜렷하고, 턱이 강한 박근혜 대통령은 강한 리더십을 타고났지만 그만큼 외골수 성향도 강했다. 눈동자 아래 흰자위도 드러나는 '하삼백' 눈을 가진 최순실(사진)은 도전 정신이 강하지만 오만에 빠지기 쉬웠다. 그들은 타고난 기질을 관리하지 않고 끝없이 나아갔다. 이들로 인해 현재 빚어지고 있는 한국의 혼란은 샤머니즘을 미신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조들의 지혜를 곱씹어 봐야 한다는 쓰디쓴 교훈을 남긴다. 이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