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주식 시장 전망] 박스권서 오르락내리락, 2~3분기엔 불확실성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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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다. 은행에 예금을 해도 이자 수익률은 사실상 마이너스에 가깝다. 부동산은 여전히 활황이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에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이런저런 사정을 종합할 때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자 대상은 주식 시장이다. 그러나 주식 투자의 수익률도 장담하기 어렵다.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정보나 자금 사정이 열악한 개인 투자자들은 자칫하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다. 주식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간다. 내년에는 주식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 도널드 트럼드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국내외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 하이투자증권, 신영증권 등 일부 발 빠른 증권사들은 내년도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들과 BNK투자증권 연구원 등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내년도 주식 시장을 전망한다.

증권사들 "폭발적 상승 없다" 예상

美 트럼프 정부 정책 방향
국내·세계 증시에 큰 영향 줄 듯
금리·유가 상승, 中 경제도 변수

전문가 "당분간 공격적 투자 금물
1분기 이후 상황 따라 접근해야"

■내년엔 박스권 탈출할까


최근 국내 코스피 지수는 1970~1980에 머물러 있다. 올 들어 주로 1960~2000 구간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박스권에 갇힌 형국이다.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며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00선을 넘을 때도 있었지만 어김없이 '반짝 상승'에 그쳤다. 지난해 말 1961.31로 마감한 코스피는 1년 동안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연초부터 중국 경제 불안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환율과 유가 불안 등 잇따라 터지는 각종 악재로 인해 등락을 반복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에만 발생한 것은 아니다. 2012년에는 전해 1825.74로 마감한 코스피 지수가 1997.05까지 치솟으면서 지수 2500시대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2013년 말 2011.34, 2014년 말 1915.59를 각각 기록하는 등 주식시장은 되레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2017년에는 박스권 탈출이 가능할까.

현재까지 나온 증권사 보고서 등을 종합할 때 전망은 밝지 않다.

삼성증권은 '2017년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코스피의 등락폭을 1860∼2210선으로 제시했다. 폭발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저 선방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의미다. 분기별로는 내년 2∼3분기 중 조정 압력을 거친 뒤 하반기로 가면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내년에 불확실성이 높은 시점은 2∼3분기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추가적인 정책 금리인상 가능성 부각, 브렉시트 협상, 독일 총선 등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영증권도 1890과 2210을 오르내리는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최고 2200을 예상하고 있다.

아직까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나머지 증권사들도 대체적으로 박스권 탈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박스권 상단을 최대 2100으로 낮춰 잡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분위기도 역력한 상황이다.

■주식시장 변수는

증시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내년 1월 정식으로 취임한 뒤 자신의 정책 방향성을 분명히 밝혀야만 세계 경제의 흐름을 구체적으로 전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1월 20일 취임 뒤 트럼프 행정부 발족 100일 정도 지난 시점에 보호무역주의 등 주요 정책 로드맵을 어떻게 구체화하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될 수 있다는 것.

한국의 경우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보호무역주의 강화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의 악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주식시장도 출렁거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내년 4월부터 시작되는 프랑스 대선도 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논의 가능성 등이 부각되면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중국의 수출이 내년 상반기에 개선될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중국 경제가 활성화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개선되고,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금리 상승 여부도 큰 변수다. 유가도 관심사항이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와 경기 지표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어떤 주식 사야 하나

전문가들은 내년 초에는 세계 경제 불확실성 요인이 워낙 많기 때문에 상반기에는 가치주와 대형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경기 변동에 상관없이 가치를 인정받는 우량주에 투자하라는 의미다.

투자 선호 업종으로는 산업재와 소재, 금융, 반도체 등이 꼽혔다.

시장금리가 반등하는 구간에는 은행과 금융 업종에 주목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법이다. 전통적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금융주들이 강세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저금리 때문에 수익성에 압박을 받았던 금융주들은 최근 금리 회복세의 영향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기대 종목으로는 성장주를 꼽고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금리 반등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바이오, 음식료 등 성장주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나오기 전까지는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내년 1분기까지 보수적인 투자 방식을 유지하다가 상황에 맞게 투자 종목을 재설정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 방법"이라고 밝혔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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