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최순실 국정농단의 '몸통' 격인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는 10만 명의 시민들이 부산 도심을 가득 채우면서 '야도(野都) 부산'의 면모가 되살아났다. 이는 지난 12일 3차 집회 참가자의 배에 달하는 규모이자 민주화 투쟁의 상징인 1987년 '6월 항쟁'을 뛰어넘은 규모다.
'박근혜 하야 10만 부산 시국대회'가 열린 지난 19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와 도시철도 범일역 일대에는 주최 측 추산 10만여 명(경찰 추산 1만 5000명)이 집결,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말 도심 4차 시국대회 6월 항쟁 규모 뛰어넘어
이날 전국 집회 참가자 수는 모두 95만 명. 3차 대회 참가자 100만 명에서 다소 줄었지만, 부산은 오히려 지난 12일 5만 명에서 배가량 참가자가 늘었다.
이날 부산 집회는 특히 수능을 치른 수험생을 포함한 청소년,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의 장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표창원 국회의원 등 유명 정치인들도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했다.
경찰은 5개 중대 경찰력과 교통순찰대 등 모두 500명가량을 집회 현장에 투입했으나, 불상사 없이 평화롭게 집회가 마무리됐다.
서면 중앙대로와 특화거리 일대를 발 디딜 틈 없이 메운 시민들은 처음으로 서면~송상현광장~부산시청~연산교차로~부산도시철도 동래역(6.5㎞)으로 이어지는 중앙대로를 오후 11시 20분께까지 행진하는 장관을 연출했고, 한때 연산교차로에 집결해 평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시민들이 평화 시위를 할 것이라 신뢰했기 때문에 유례없이 서면에서 동래역까지 시가행진을 허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