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화여대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한 뒤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이화여대 입학과 재학 당시 특혜를 받은 사실이 교육부 특별감사 결과 확인됐다. 그러나 왜 관련 교수들이 정 씨를 특혜 입학시키고 학사 관리에서도 특혜를 줬는지 '윗선'까지 이어지는 비리는 밝혀내지 못해 정작 '몸통'은 빠진 감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발표된 교육부 특별감사 결과 면접위원들은 정 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정 씨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의 점수를 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입학 후에도 출석 대체의 근거 없이 정 씨의 출석을 인정하고, 시험을 보지 않거나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는 담당 교수가 정 씨 대신 과제물을 제출하기도 했다. 'K-MOOC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라는 수업에서는 정 씨가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는데도 본인 명의의 답안지가 제출되는 등 대리시험 의혹과 온라인 강의에서 대리수강 흔적도 발견됐다.

교수가 과제물까지 대신 해 줘
입학·학사관리 조직적 부정 확인

교육부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정 씨의 입학 취소를 이대에 요구하기로 했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당사자인 정유라 씨 본인도 부정행위에 직접 관련된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입학 취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당시 입학처장을 포함해 입학전형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특혜를 준 관련자와 부당하게 출석처리를 하고 학점을 준 교수들은 중징계하도록 학교 측에 요구할 계획이다. 이번 감사 처분 대상자는 최 씨와 정 씨 2명 외에도 교수 등 학교 관계자 18명을 합치면 총 20명에 달한다.

하지만 교육부는 최경희 전 총장이나 그 '윗선'에서 내려온 특혜 압력 등은 밝혀내지 못했다. 정황은 파악했지만 행정기관 감사권의 한계상 구체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미치지 않고서야 교수와 입학처장이 그런 일을 (단독으로) 했을 리 없다"며 "'위'에서 움직였다고밖에는 설명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