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재 사무총장 사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입지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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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8일 자신의 사퇴를 요구한 당직자들에게 "기다려 달라"며 사퇴 불가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그러나 이날 박명재 사무총장이 사퇴하는 등 지도부 동요가 계속되고 있어 이 대표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당 사무처 협의회와 긴급 간담회를 열어 최순실 사태 수습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당 사무처는 전날 13년 만에 당료 전원이 참여하는 비상총회를 열어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의 즉각 사퇴와 비주류를 중심으로 한 비상시국회의의 해산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미 12월 20일께 사퇴키로 했는데 그때까지 당을 안정시키는 데 협력해야 한다"면서 "사무처에서도 동요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이에 사무처 협의회 측은 "지금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매일 떨어지면서 3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하루가 시급하다"면서 "사무처 선배에게 오죽하면 그러겠느냐. 죄송하지만 용단을 내려 달라"고 거듭 사퇴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사무처 간담회 직후 이장우 최연혜 최고위원, 박맹우 제1사무부총장, 김성원 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들과도 긴급 회의를 열어 수습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위기를 돌파하기에는 당내 지지세가 약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박명재 사무총장이 당직에서 사퇴해 이 대표의 부담이 더 커졌다. 박 총장은 사퇴 보도자료에서 "당이 하나가 돼 하루빨리 지금의 혼란을 수습하고 제자리를 찾아 당이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면서 "당 사무처 비상총회에서 이 대표 및 현 지도부의 사퇴와 비상시국회의 해체를 촉구하는 결의를 했으며, 당의 사무처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내부 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 대한 반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계엄령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공당의 대표가 이런 식으로 유언비어의 진원지가 되는 정치는 이제 자제돼야 한다"면서 "전혀 근거도 없는 유언비어를 공식적으로 이렇게 퍼뜨릴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1야당의 대표가 혼란을 부추기는 유언비어 재생산에 앞장서다니 개탄할 일"이라며 "나라가 어려운 상황이다. 야당 대표로서 진중한 행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추 대표의 발언을 문재인 전 대표와 연결시켰다. 염 대변인은 "추 대표가 문 전 대표의 대리인격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문 전 대표를 보호하려는 듯한 발언으로 보이고, 촛불집회를 앞두고 민심을 자극해 촛불을 키우려는 의도로도 읽혀진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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