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민심, 박 대통령 '흔적 지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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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태로 성난 민심이 박근혜 대통령 흔적 지우기로 표출되고 있다.

17일 울산 남구 신정시장 국밥골목. 이곳은 지난 7월 박 대통령이 여름휴가 때 방문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당시 박 대통령을 환대한 신정시장 상인과 시민들은 '대통령이 머무른 곳' 등의 현수막을 매달거나 가게 곳곳에 대통령사진을 내걸었다. 대통령이 먹은 국밥 그릇과 수저, 물컵까지 따로 전시해 둘 정도였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대통령이 왔다 간 가게 5곳 중 4곳이 대통령 사진을 철거했다.

휴가 다녀간 울산 국밥골목
가게 5곳 중 4곳 사진 철거
대왕암공원 안내판도 훼손

신정시장과 함께 대통령이 방문한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서도 최근 대통령 방문 기념 안내판이 철거됐다. 가로 90㎝, 세로 70㎝, 높이 1m 50㎝ 크기의 나무 안내판은 대통령이 방문했다는 글과 이동경로 등이 대통령 사진과 함께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불과 두 달 남짓 만에 안내판이 심하게 훼손되면서 철거됐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국립 3·15민주묘지 내 3·15의거 기념관에 걸려 있던 박근혜 대통령 사진도 자취를 감췄다. 관리소 측은 "3·15의거 희생자 유족회에서 박 대통령 사진을 떼어 달라고 이전부터 요구한 데다 최근 불거진 '최순실 국정 농단 게이트' 여파로 기념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의 거센 항의도 있었다"고 사진 철거 배경을 설명했다.

거제시발전연합회는 대통령 별장지였던 저도 소유권 및 관리권의 거제시 이관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최근 발표했다. 협의회는 성명에서 "대통령 별장이니 군사보호구역이라는 핑계로… (저도가) 악용되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거제시로의 이관을 촉구했다.

이성훈·권승혁·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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