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엘시티 이영복-최순실 가입 친목계주 사무실 등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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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리거나 가로챈 혐의를 받는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66) 회장이 12일 오후 구속돼 부산지검에서 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엘시티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엘시티 시행사 회장 이영복(66·구속) 씨와 현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 씨가 함께 가입한 친목계의 계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임관혁)는 1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명품 브랜드 수입업체 사무실과 이 업체 대표 김 모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김 씨는 이영복 씨와 최순실·순득 자매가 함께 가입한 친목계의 계주다.

검찰은 전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고 이날 오전 일찍 서울의 김 씨 자택과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친목계 계원 명단과 곗돈 납부와 지출 내역 등을 확보했다.

김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씨는 2011년, 최 씨 자매는 순실·순득 씨 순으로 2013년과 2015년에 이 계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최 씨가 국정 농단 의혹이 확산되자 독일로 도피한 직후인 9월에도 측근을 통해 곗돈을 납부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씨도 8월부터 수배돼 도피 중이던 최근까지도 곗돈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를 수입·유통하는 회사의 대표이자 서울 청담동에서 명품 매장을 운영하면서 친목계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35년 전 시작된 친목계에는 강남 일대 건물주나 사업가, 원로 배우 등 20명 안팎이 참여해 매달 400만 원씩 내고 돌아가면서 한 번에 1억 원에 달하는 곗돈을 타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와 최 씨가 같은 친목계에 가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씨가 이 친목계를 통해 최 씨에게 엘시티 사업 관련 민원을 청탁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씨는 지난 12일 구속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최 씨와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없고, 최근 언론 보도를 보고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고 답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 씨는 변호인에게 "엘시티 아파트나 레지던스를 팔기 위해 서울 인맥 관리 차원에서 계에 가입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와 연루자 엄단을 지시한 지 하루 만에 검찰이 이 씨와 최순실 씨의 연결고리인 친목계를 수사하고 나서면서 검찰은 이 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이날 이 씨가 자주 출입한 서울 지역 유흥주점 사장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이 씨는 이 곳을 아지트로 삼아 전·현직 국회의원이나 검사들을 만나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았다. 

최혜규 기자 i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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