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수사] 박 대통령은 '길라임'? 병원 진료 때 가명 사용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유력 주자 시절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최순실 씨의 단골 병원인 차병원그룹 차움의원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길라임은 2011년 종영한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여주인공(하지원 분) 이름이다.
JTBC는 지난 15일 박 대통령이 대선 유력 주자이던 2011년 초부터 차움에서 헬스클럽과 건강 치료를 이용하면서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썼다고 보도했다.
'시크릿 가든' 여주인공 이름
언론 보도 뒤 패러디 봇물
전 차움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운동을 하러 오면 기록을 하는데 본명으로 쓰지 말고 길라임으로 했던 것 같다"며 "대통령 되고 나서도 왔다 갔다"고 말했다.
A 씨는 또 박 대통령이 회원권이 1억 5000만 원이 넘는 VIP 시설을 이용하면서 "30만~40만 원씩 드는 이용료를 전혀 수납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박 대통령이 차움을 방문할 때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항상 동행했고, 최 씨도 함께 있었다는 또다른 전 차움 관계자 증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차움 측은 "박 대통령이 2011년 1월부터 7월까지 가명으로 이용한 건 맞지만 당선 이후 행적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차움의원이 속한 차병원그룹은 최 씨의 단골이라는 인연으로 정부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5일 최 씨 자매의 대리처방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 대통령 취임 전후에 차움의원의 진료기록부에 나타난 '박대표' '대표님' '안가' '청' 등 단어가 박 대통령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에 대해 차움 김상만 의사 수사를 의뢰했다. 복지부는 '길라임' 가명 사용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JTBC 보도 이후 네티즌들은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대통령이 가명을 쓰면서 민간 의원을 드나들었다는 의혹에 허탈함을 호소하며 각종 패러디를 쏟아내고 있다. '그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라는 드라마 속 명대사에 최 씨를 일컫는 '순siri(아이폰의 음성인식 개인비서 앱)'를 패러디해 '그게 최순입니까? 확siri해요?'라고 쓰거나 '시크릿 가든'의 남자 주인공인 배우 현빈이 올해 현충일 추념식 추모 헌사를 한 이유를 알겠다는 식이다.
박 대통령이 가명으로 의료시설을 이용했다면 차움의원 의사의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비용을 내지 않고 이용했다면 뇌물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 최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