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유라 '학사농단' 감사결과에 수능생 분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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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농단' 의혹을 사고 있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고등학교 학사 특혜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의 청담고에 대한 특정감사 중간 결과를 통해서다. 교육청이 어제 밝힌 감사 결과를 보면 정 씨의 고교 학사 관리는 한마디로 '비리·특혜 백화점'이라고 할 만하다. 감사 결과를 발표한 조희연 교육감은 "이 무너진 폐허에 주저앉아 엉엉 통곡이라도 하고 싶다"며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감사 결과, 정 씨는 국내 대회에 참가한다는 대한승마협회 공문을 근거로 공결(결석을 출석으로 인정하는 것) 처리를 받은 기간에 해외로 무단 출국하거나 학교장 승인 없이 대회에 참가한 사실이 다수 확인됐다. 무단결석을 출석으로 처리한 날짜는 고교 3년간 최소 37일이었다. 특히 고교 3학년 때는 실제로 등교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날이 17일에 불과했다. 공결 처리를 받는 경우 제출해야 하는 보충학습 결과물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생활기록부 기재와 성적 처리도 일부 엉터리로 이뤄졌다.

교사들에 대한 최 씨의 협박과 폭언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다. 최씨는 당시 배우자(정윤회 씨)를 거론하며 교사들에게 폭언하고, 심지어 수업 중인 교사를 찾아가 학생들 앞에서 폭언을 퍼부어 수업을 중단시키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정잡배나 할 만한 최 씨의 행패 앞에 교권이 철저히 유린당한 셈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감사 결과 드러난 사실을 '학사 농단'으로 규정해 정 씨의 고교 졸업 취소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비위 관련자들을 수사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곧 발표될 정 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에 대한 교육부 감사 결과에서도 비리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이 면접 과정에서 정 씨보다 성적이 좋았던 2명을 고의로 탈락시킨 뒤 '턱걸이 합격'을 시켰다는 것이다. 정 씨의 학사 농단은 대한민국 공교육의 신뢰와 공정성을 뿌리째 흔드는 사건이다. 공교롭게도 수능일을 앞두고 소식을 접한 60여만 명의 수험생들로선 분노와 허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교육·사법당국의 신속·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수험생들은 흔들림 없이 그동안 갈고 닦아 온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해 줄 것을 당부드릴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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