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타인의 영혼이 문학작품을 쓰는 '자동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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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자동서기. 사진='서프라이즈' 방송 캡쳐

MBC '서프라이즈'에서는 영혼이 글을 쓴다는 '자동서기'가 소개됐다.
 
13일 방송된 '서프라이즈'에서는 1900년대 초반 작가 펄 커렌의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20세기 초반 미국의 신예 작가 페이션스 워스의 작품들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녀는 이후로도 문학작품들을 계속 발표했지만 이름 말고는 알려진 것이 없었다.
 
얼마 후 그녀는 결국 기자들 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그녀는 본명이 펄 커렌이며 그간의 작품들은 자기가 썼지만 자기가 쓰지 않았다는 이상한 주장을 했다.
 
펄 커렌에 따르면 그녀의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친구랑 당시 유행하던 위자보드 게임을 하다가 17세기 미국으로 건너와 인디언에게 살해당한 페이션스 워스라는 사람의 영혼이 소환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실제로 1649년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했다가 인디언에게 살해당한 사람 명단 중에는 '페이션스 워스'라는 이름이 있었다.
 
위자보드 사건 이후 펄 커렌에게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이를 무의식적으로 받아적고, 쓰다보니 하나의 글이 돼 출판까지 이르렀다는 것. 많은 학자들은 그녀의 시 'Telka'가 완벽한 17세기의 언어라고 평가했다.
 
한 심리학자는 이를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영혼에 의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자동서기' 현상이라고 명명했다. 자신이 모르는 언어, 고인의 생전 문체가 글로 나타날 수 있다.
 
자동서기로 유명한 작간로는 찰스 디킨스가 대표적이다. 그는 1870년 소설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을 미완으로 남기고 죽었다. 하지마 3년 후 문맹 토마스 제임스라는 사람은 디킨스의 영혼이 왔다며 유작을 자동서기로 완성시켜냈다.
 
하지만 다른 학자들은 펄 커렌이 사실 문학에 남다른 재능이 있었고, 이가 뒤늦게 발현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쨌든 펄 커렌은 25년 동안 5천 여개의 문학 작품을 발표했다. 그러던 1937년 건강하던 그녀는 페이션스로부터 곧 죽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고백했고, 2주 후 갑자기 폐렴으로 사망했다.
 
이 '자동서기'는 여전히 논란중이고, 이렇게 쓰여졌다고 주장하는 작품들은 지금도 계속 출판되고 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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