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최순실도 안종범도 "대통령의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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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뜻이었다."

'최순실(60·구속)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최 씨를 비롯한 핵심 인물들이 박근혜 대통령 지시나 요청에 따라 움직였다는 취지의 말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사실상 '자백'에 가까운 진술을 시작하면서 박 대통령과 이번 사태의 연결고리가 하나둘 벗겨지는 모습이다.

연설문 유출·재단모금
대통령 연루 잇단 진술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최 씨는 최근 "박 대통령이 먼저 연설문과 정책문서 등을 봐 달라고 부탁했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31일 체포된 뒤 최 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강제모금에 대해 입을 닫아왔다. 대통령 연설문 등이 담긴 태블릿PC에 대해서는 "내 것이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박 대통령이 먼저 부탁해 청와대 문서를 열람하고 수정 의견을 밝혔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심경에 변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박 대통령의 지난 4일 대국민 사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는데 이 대목에 서운함을 느껴 마음을 내려놓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거기다 정호성(47·구속)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수사 과정에서 물증을 확보한 검찰이 최 씨를 압박하자 마지못해 진술을 바꿨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이 정 전 비서관 휴대전화에서 박 대통령이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을 "최 씨에게 보여주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10일 "대통령의 지시가 담긴 녹음파일 내용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역시 "재단 모금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세세하게 지시했다"는 취지로 종전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옛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 포레카 지분 강탈시도 혐의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의 뜻이라고 생각해 차은택(47) 씨를 도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핵심 인물들이 사건의 '몸통'으로 박 대통령을 지목하면서 검찰의 대통령 수사가 턱 밑까지 왔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검찰은 다음 주께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민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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