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포스코 회장 소환, 대기업 수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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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구속) 씨 의혹을 조사하는 검찰이 이번 사태와 관련된 기업 총수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당장 검찰은 10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권오준(66) 포스코 회장을 11일 소환한다. 권 회장은 옛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 포레카 지분 강탈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0일 "내일 권오준 회장을 소환할 방침"이라며 "시간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권 회장이 차은택(47) 씨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을 동원해 옛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는 과정에서 차 씨에게 이권을 챙겨주려는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광고회사 강탈' 연루 조사

대통령 독대 기업 총수들
김종·이재만·안봉근 …
조만간 줄소환 이어질 듯

차은택 구속영장 청구


특히 검찰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지난 7월 말 따로 면담한 대기업 총수 7명을 직접 소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검찰은 당시 독대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내라고 압박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들을) 직접 소환조사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미 두 재단에 돈을 낸 53개 기업 관계자를 연일 소환하며 관련 진술과 물증을 확보하고 있다.

검찰은 현 정권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 씨의 문화·체육계 비리 수사와 관련해서는 김종(55) 문화체육관광부 전 차관을 조만간 소환한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최 씨 조카 장시호 씨가 불순한 의도로 개입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창립 단계에서 이들을 비밀리에 만나 설립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 씨와 함께 인사 청탁을 비롯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각종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오후 횡령과 공동강요 혐의로 차 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차 씨는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과 공모해 포레카 지분을 빼앗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차 씨는 운영하던 광고회사 자금 수억 원을 빼내 개인적으로 쓴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미 구속된 정호성(47) 전 부속비서관과 함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이재만(50)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50)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최 씨를 적극적으로 도운 정황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검찰은 최 씨가 청와대 업무와 관련해 주도한 '논현동 비선회의'에 이들이 참석했는지 등을 추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필요하면 소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지형 기자 oas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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