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이정현 대표 '최순실 게이트' 심경 토로 "밀려서는 절대 사퇴 안 해 지금은 대표 중심 뭉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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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0일 오후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국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끈기. 용기. 애국.'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하면 생각나는 세 단어다. 호남에서 태어나 영남 기반의 새누리당을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의지의 정치인'이다. 야당 텃밭인 호남에서 새누리당 간판으로 도전하는 용기를 지녔고, 22년 동안 끈기 있게 시도해 2번(비례대표 포함 3선)이나 당선됐다. 이 대표를 부산일보 정치부가 10일 만났다.

"박 대통령 하야 하더라도
야당 이긴다는 보장 없어

내년 대선 '의외성' 많아
한국판 트럼프 나올 수도"


사실 그와의 인터뷰는 오래전에 잡혔다. 하지만 그 사이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대표직을 내놓으라는 압력까지 받고 있다. 그는 100분간의 인터뷰에서 현 정국에 대한 입장과 자신의 거취,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를 거침없이 털어놨다.

그는 12일 장외집회에 대한 걱정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모레(12일) 행사에는 아마 광화문광장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거기서 야당이 자신감을 얻어 무리수를 둘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진보세력과 일부 정치권이 요구하는 '대통령 하야'를 당 차원에서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 대목에서 그는 "야당의 요구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해 60일 이내에 대선이 치러진다면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야당이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거국내각 구성의 문제점도 논리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만약 야당이 자기들 주장대로 총리와 장관을 뽑게 되면 공동 책임을 져야 하고 국정에 협조해야 한다. 사드나 원격진료, 노동법 등에 대해서도 반대하기 힘들다. 야당은 내년 대선때 '정권심판론'으로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 거국내각이 구성되는 순간 야당은 없어지고 모두가 여당이 된다"고 했다.

정치권이 책임총리를 추천하기 힘든 구조적인 한계도 지적했다. 그는 "(총리나 장관을) 누가 추천하겠는가"라며 "문재인 전 대표가 추천하면 국민의당이나 비문(비문재인)계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국민의당 내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합의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트럼프 현상'이 내년 한국 대통령선거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내년 대선은 뚜렷한 주자가 없고, 당선 가능성 높은 유력 인물이 없는 사실상의 첫 번째 선거"라며 "한국에서도 트럼프와 같은 인물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에게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 "사퇴 요구가 많은데 어떻게 할 거냐"라고. 이 대표는 "밀려서는 절대 사퇴 안 한다. 상황이 되면 그들이 요구 안 해도 나간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상황 아니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나는 28만 명의 당원으로부터 선출된 당대표"라며 "당원들의 선택을 '휴지 조각'으로 만드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전대미문의 상황이다. 당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물었다. 그는 "나를 '제값'으로 대접해준 사람은 박 대통령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했다. "철학과 소신도 맞다"고 했다. 그가 "아무리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어도 인간적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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