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한 보수?… 영남권 민주당 입당 붐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파문이 불거지면서, 영남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당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부산은 물론 지역적으로 가장 보수적이라는 대구·경북까지 입당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지난달 24일부터 최근까지 불과 2주 만에 500여 명이 입당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평소의 수십 배에 달하는 규모라는 게 부산시당의 설명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여파
부산선 2주간 500명 달해
평소 수십 배, 시당 '고무'
TK도 민심 변화 가입 발길
최순실 게이트로 부산 시민 사이에 현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퍼진 것이 제1야당 입당 붐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가 장기화되고 비리 의혹이 계속 제기되면, 입당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오는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민중 총궐기를 계기로 당원 증가세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입당 붐' 덕에 시당은 대정부 압박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당은 현재 지역위원회별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과 관련자 엄정 처벌 등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일주일째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영남의 지역적 특색상 정부 비판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최순실 게이트의 경우 오히려 정부 비판에 적극적일수록 당원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당 관계자는 "당사에 문의전화도 많이 걸려온다. 제대로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라는 당부의 내용이 많다"며 "최근 2주 동안 민심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TK)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10일 민주당 대구시당에 따르면 최근 2주일간 입당을 문의하는 전화가 매일 20~30건씩 걸려오고 있다. 평소보다 5배가량 많은 수치다.
이 기간에 입당한 시민 수는 150명 정도다. 최순실 게이트 이전에는 하루 평균 3명 정도였으나, 최근에 매일 10명 안팎으로 급증했다.
민주당 경북도당도 지난달에만 250명이 입당했다. 올해 평균 매달 200명 정도가 입당한 것과 비교하면, 최순실 게이트로 25%가량 입당자가 늘어난 것이다. 성주 사드 배치 발표 때와 비슷한 분위기라는 도당의 설명이다.
도당 관계자는 "젊은 층은 물론 노년층의 당원 가입 의사도 꽤 있다"며 "당분간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