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트럼프 충격' 해석 제각각 "국정 안정 필요성 커졌다" "변화 원하는 민심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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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표심'이 드러난 미국 대선 결과를 놓고 여야 정치권의 해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트럼프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조속한 정국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야당에 총리 추천 수용 등을 압박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 집중된 정치권의 시선을 한미관계 등 대외 문제로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새누리, 총리 조기 인선 강조
야권 강경 기조 방어막 기대

민주 "국면전환용 안 될 말"
대통령 2선 후퇴 거듭 촉구

반면 야당에서는 "미국 국민들은 미국을 변화시키자고 외친 것"이라며 정치권이 유권자들의 혁신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특히 "트럼프 변수를 박근혜 대통령의 복귀명분으로 삼는다면 국민이 분노할 것"이라며 국면전환을 경계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0일 '트럼프 변수'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확산을 언급하며 "두 야당이 위기정국을 하야, 탄핵정국으로 몰아가기 위해 거국중립내각을 피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내우외환의 국가위기상황에서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정략적 이용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도 이날 야당의 총리 추천 거부에 대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고, 더 불안해지는 요소가 많은데 오래 가겠나"라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야당도) 결국 국가 걱정을 하지 않겠냐"면서 미국 대선결과가 야당의 강경투쟁을 막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청와대 역시 트럼프 당선 이후 경제 및 안보환경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조기에 총리를 인선해 국정을 안정시킬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정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국회에서 조속히 총리 후보자를 추천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권이 이처럼 트럼프 당선을 총리 추천 수용 등과 연계시키자 야당은 '국면전환용'이라며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 "미국 대선 결과를 놓고 너무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상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특히 "트럼프 변수를 박 대통령이 국정의 중심으로 다시 복귀하는 명분으로 삼는다면 국민은 더 분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은 '트럼프 충격'이 예상되지만, 최순실 게이트 파문을 덮을 수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국정공백을 해소하고 리더십을 확고하기 하기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이 빨리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논리를 부각시켰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는 민심이 워낙 강해 트럼프 당선이 최순실 정국을 덮지 못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트럼프, 최순실은 최순실"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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