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새 책] 슬픈 불멸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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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불멸주의자

인간은 특정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하다 사라질 운명이라는 것을 스스로 안다. 지은이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상식 밖 행동의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이 행동은 때론 고귀하고 때론 반인륜적이다. 고귀한 행동의 유산은 문화예술과 자존감이다. 책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고귀한 행동을 유도해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진보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셸던 솔로몬·제프 그린버그·톰 피진스키 지음/이은경 옮김/흐름출판/376쪽/1만 6000원.

■어른 없는 사회

'모두의 일은 곧 내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른이다. '모두의 일은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이다. 혼밥 혼술의 원조인 일본에서 '관계의 철학'을 설파하는 지은이는 어른이 어른답게 청년들의 고된 짐을 덜어주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는 책임은 모두에게 돌리고 이익은 제 것으로 챙긴 인간 천지다. 어른이 이렇게 없었나, 부끄럽기 짝이 없다. 우치다 타츠루 지음/김경옥 옮김/민들레/304쪽/1만 3000원.

■B급 철학

철학은 세계를 가늠하는 하나의 잣대다. 초지일관한다. 순수 예술이 아닌 대중문화, 그중에서도 B급으로 불리는 하위문화에도 통해야 한다. 대중은 관심을 많이 갖지만 철학자들은 B급 문화를 멀리했다. 책은 영화 '설국열차'에 마르크스의 <자본>을, '개그콘서트'에 브레히트의 '낯설게 하기'를, 드라마 '상속자들'에 공자의 <논어>를 갖다 댄다. 대중철학서로 요긴하겠다. 한길석·유현상·강경표 외 지음/알렙/256쪽/1만 4000원.

■삶을 일깨우는 시골살이

일단 지은이가 전 전국귀농운동본부 공동대표다. 귀농 22년 차. '각박팍팍한' 도시 생활에 염증 느낀 사람들은 농·산·어촌에서의 삶을 꿈꾼다. 지은이의 풍부한 경험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시골에서의 삶은 어떤지에 대한 호기심과 공포, 불안을 말끔히 해소해 준다. 집 마련부터 문화생활, 자녀 교육 등 실무적인 것부터 자연의 원리와 흐름에 맞춰 살아가는 삶의 자세까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남는 것은 결심이다. 전희식 지음/한살림/248쪽/1만 4000원.

■빛 Light

태초에 빛이 있었다, 라고 창세기는 썼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과학자들은 빛이 파동인지 입자인지 논쟁해왔다. 현대 과학에서는 파동과 입자 모두라는 쪽으로 수렴되고 있다. 이런 빛의 물리적 특성부터 별빛 관측을 통해 밝혀진 우주의 비밀, 색과 빛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빛을 이용한 첨단 기술까지 책은 소개하고 있다. 카오스재단의 대중 강연을 엮은 것이어서 쉽다. 김성근·석현정·오세정 외 지음/(재)카오스 기획/휴머니스트/316쪽/2만 1000원.

■천안함의 과학 블랙박스를 열다

'1번 어뢰를 맞고 폭발해 침몰했다.' 40명이 죽고 6명이 실종된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합동조사단의 결론이다. 보고서가 나온 이후 과학자들의 '합리적 의심'과 반박이 줄을 이었다. 책은 그 논쟁을 기록하고, 보고서가 널리 검증되어야 사실로 굳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천안함 보고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과학 논쟁이 늘 정치·사회적 힘에 휘둘리는 한국적 현실에서, 책은 냉철한 접근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오철우 지음/동아시아/536쪽/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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