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코스프레' 차은택 대머리가 새로운 블랙홀이 되면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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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씨가 10일(오른쪽 사진)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려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왼쪽 사진은 9일 오전 호송차에서 내리는 차씨. 검찰 관계자는 두 사진 모두 차씨가 맞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47)씨의 가발 벗은 모습이 모든 이슈를 덮어버리는 '블랙홀'이 됐다.

누리꾼들은 사사로운 것들이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경계하면서도 그의 발가벗겨진 민낯에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

10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출석한 차 씨는 구치소에서 제공한 수형복을 입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차 씨는 평소 언론에 알려졌던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 대역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당시만 해도 검은색 모자를 쓰고 있어 그가 평소 가발을 쓰고 다녔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이에 대해 구치소 관계자는 "수형복을 입은 후에는 가발이나 반지 등 장신구를 착용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인천공항에서 차은택 씨가 눈물을 흘리며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한 것과 관련 "광고계에선 다 '쇼'라고 하더라"며 "거짓 감정의 달인인 차은택이 '약자 코스프레'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차은택 씨가 수형복을 입고 가발까지 뺏긴 채 포승줄에 묶여 검찰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고 안쓰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여전히 사복차림으로 검찰에 출두하는 최순실 씨를 바라보는 시선과는 분명 달랐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된다. 차 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광고회사에서 수억원대 자금을 횡령하고, 박근혜 정부에서 각종 문화 프로젝트를 주도하면서 '문화계 황태자'이자 '문화계 비선 실세'로 군림했던 인물이다. 그가 어떤 식으로 우리를 농락했는지 똑똑히 지켜봐야 한다. SNS에 누군가가 올린 것처럼 이번 국정농단의 검찰수사 결과 최대 실적이 '차은택 대머리'가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mul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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