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성지식 Q&A] 시들해진 부부, 밤이 다시 행복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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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다분히 속설이 많다. 일명 '카더라 통신'이다. 청소년 시절부터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결과다. 그렇다 보니 진실은 상당히 왜곡되곤 한다. 성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건강한 성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부산지역 최초의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인 부산의료원 비뇨기과 이경미 과장으로부터 우리가 흔히 잘 못 알고 있는, 혹은 애매한 성지식에 대해 Q&A 형식으로 자세히 알아본다.

-여성의 일명 '이쁜이 수술'은 필요하다?

"'이쁜이 수술'은 의학적으로는 '질 축소 성형술'이라 할 수 있다. 질강(질 속의 빈 공간)이 넓어지고 힘없이 늘어진 질을 축소시켜주는 수술이다. 단지 남편이 '질을 조여보아라, 힘을 줘 봐라'등의 요구를 했다고 해서 수술을 결정하는 거라면 깊이 고민하기를 권한다. 질 이완이라는 것은 사실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단지 출산을 했다고 모든 여성에게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폐경 후 질 위축 중·노년 여성  
윤활제 사용, 부부 만족도 높여  

성기 부근 상처·병변 있다면  
감염 우려 '오럴 섹스' 피해야 

'발기부전치료제 위험'은 오해  
음경 혈관 기능 개선 효과도


실제 케켈운동 등으로 교정되지 않는 심한 질 이완이나 출산 시 손상으로 근육이나 질 주위 근막 점막의 심한 손상이 있는 경우, 방광류나 직장류처럼 골반 장기탈출증이 있다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남성이 원하는 '꽉 조이는 명기'라는 것에는 함정이 있다. 단순히 질 크기를 줄인다고 해서 원하는 그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성의 발기와 비슷하게 여성도 충분한 애무로 흥분이 되면 질 근육의 탄력성이 올라가고 혈류량이 증가해 질을 둘러싼 음핵 다리 부분과 전정이라는 혈관주머니가 부풀어 올라 남성의 성기를 감싸 조이는 반응이 유발된다.

진정한 명기라는 것은 남녀가 서로 충분한 성적 자극과 흥분 반응을 통해 질의 탄력성을 높이고 질 주위 발기 조직을 적절하게 부풀어 오르게 할 때 얻어지는 것이지 단순히 질을 좁힌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럴 섹스는 비위생적이다?

"검증된 파트너와 위생적인 상태로 한다면? 매우 안전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권장하기도 한다. 다양한 섹스의 한 패턴으로 소프트한 느낌,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어서 성감을 깨우고 흥분을 돋우는 데는 유리하다.

지금 '원나잇'이라면? 그만두기를 권한다. 오럴 섹스로 성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착각하고 오히려 제대로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성감염성 구강질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이 점을 시사한다. 구강 임균감염과 클라미디아감염도 성기뿐만 아니라 구강이나 목을 통해서 옮길 수 있다. 에이즈, 헤르페스, HPV 감염도 오럴 섹스로 전염될 수 있다. 따라서 성기 부근에 상처가 있거나 병변이 있으면 당연히 오럴 섹스는 금해야 하고 입 주변 상처나 수포가 있는 경우라면 더 조심해야 한다."

- 남성의 정액을 먹으면 건강에 안 좋다?

"고환, 부고환, 정관을 거쳐 나온 정자가 정관과 요도를 통해 운반되는 동안 정낭, 전립샘, 쿠퍼샘 등의 부속선에서 분비되는 여러 분비물과 혼합되는데, 이것이 정액이다. 정액은 연한 회색을 띠며, 한 번 사정될 때 약 3.5mL가 몸 밖으로 나가며, 이 속에는 약 3억 개의 정자가 포함돼 있다.

정액 속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은 정자이다. 정액의 약 60%는 저정낭(또는 정낭)에서 생성되는데, 저정낭에서 분비하는 물질 중에는 물, 과당, 비타민C 등이 들어 있어 정자에 영양 물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전립샘에서 분비하는 물질은 정액의 약 30%를 구성하는데, 물, 콜레스테롤, 완충용 염류, 알칼리성 물질 등이 들어 있으며, 정액의 냄새와 색이 나타나게 한다. 정액의 약 5%를 구성하는 쿠퍼샘 분비물은 알칼리성 점액 물질이며, 요도 내의 오줌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남성의 정낭과 전립선이 문제가 없다면 정액을 먹는 것은 건강상에 큰 문제는 없다. 그렇지만, 몸에 좋다 하면 당신은 찾아서 먹을 것인가. 많은 여성들이 정액 특유의 냄새와 찐득한 느낌 때문에 구역감을 느끼거나 실제 구토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관계 중의 그런 행위는 반드시 파트너와 충분히 대화와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

- 여성 질윤활제는 건강에 안 좋다?

"당신 침대 옆에 굴러다니는 화장품이 질 건강에는 더 안 좋다. 질염이나 다른 질환으로 인한 성교통이 아니라면 보통 윤활제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그럴 때마다 흔히들 '그런 걸 어떻게 써요?' 라는 반응이다. 경험 부족으로 문제가 되는 신혼부부에서부터 폐경 후 질위축으로 인해 통증이 생기는 중노년에까지 윤활제 사용은 성 생활에 있어 큰 팁이 될 수 있음에도 막연한 거부감으로 '노! 노!'를 외친다.

몸이 아프면 치료하는 것이 당연하고, 질 건조증이나 성교통이 있으면 역시 치료하는 것이 당연하다. 질윤활제는 그 치료에서 한 방안일 뿐이다. 정상적인 유통경로를 거친 제품이라면 안심하고 사용해도 되고 대부분 수용성이기 때문에 관계 후 씻으면 쉽게 제거된다. 오히려 집에 있는 바디로션이나 오일 등을 잘못 사용하면 질 내에 찌꺼기가 남아 염증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최근에는 질윤활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성생활을 즐기는 보조제로도 사용하기도 하니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만 사 나르지 말고 윤활제 사용에 적극 투자해 보자."

-항문섹스는 몸에 안 좋다?

"일단 서로가 동의하지 않은 항문섹스는 금기다. 위생에 대해 철저히 준비된 상태이고 서로가 동의하거나 추구한다면 항문섹스는 기호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섹스에 비해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장점막은 질에 비해 매우 약하고 장내세균들도 득실거리며, 항문괄약근의 약화 등도 문제 시된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위험한 약이다?

"얼마 전 부부가 함께 방문해 남편에게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하니 아내가 펄쩍 뛰었다. 그런 걸 왜 받냐고? 자기는 비아그라나 그런 계통 약들이 나쁘고 이상하다 생각한다며 마구 화를 냈다. 이같은 오해는 순전히 약에 대해 잘 몰라서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음경의 혈관에 작용해 발기력을 개선시켜 주는 약제이지 먹기만 한다 해서 성 충동을 높이고 황홀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약제들의 효능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계속돼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자연 발기율이 개선되고 음경혈관 기능도 개선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배뇨력 개선 기능도 있어서 실제 식약청 승인을 받아서 배뇨장애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시중에 떠도는 가짜 약제들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고, 발기부전 치료제는 혈압강하 작용이 있기 때문에 니트로글리세린 등 유기질산염제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금기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본인에게 맞는 용량, 용법으로 치료를 받아야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볼 수도 있고 안전하게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산의료원 비뇨기과 이경미 과장이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부산의료원 제공
-외음부가 짙을수록 성경험이 많다?

"외음부에 흔히 말하는 뾰루지가 나서 병원을 방문한 젊은 여성이 있었다. 치료를 하려면 진찰을 해야 하는데 한참을 주저하다 몇 번의 설득 과정을 거쳐 진찰을 할 수 있었다. 이 여성의 경우 외음부가 색이 짙었는데 본인은 그것이 너무 부끄러워서 차마 병변을 보여주기가 꺼려졌다 했다.

외음부가 짙게 착색될수록 성경험이 많다는 속설이 있다. 과연 맞는 말일까?

일단 소음순이나 외음부 착색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람마다 피부색이 다르듯이 외음부의 색소침착도 다 차이가 있다. 핑크빛에서 연갈색까지 다양하지만 성호르몬의 영향, 임신, 출산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색이 짙어진다.

마찰이 많을수록 색이 좀 더 짙어질 수 있는데 이게 꼭 성관계가 아니더라도 꽉 끼는 옷을 자주 입거나 소음순이 큰 사람, 또는 비만으로 살이 많이 겹쳐지는 경우에는 착색이 심해질 수 있다. 그러니 근거 없는 속설로 멀쩡한 사람 잡지 말자."

-임신 중 섹스는 몸에 안 좋다?

"정상 임신의 경우라면 임신 기간 언제든지 섹스를 해도 괜찮다. 대부분의 남편들은 임신한 부인을 보며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혹은 '아내가 힘들어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성욕이 많이 떨어진다. 임산부 본인도 임신 초기에는 입덧과 몸의 변화, 호르몬 변화 등으로 성욕이 떨어지긴 하지만, 중기로 접어들면 대개 성욕이 회복하거나 증가하기도 한다.

그러니 안전에 대한 걱정 때문에 성생활을 멀리 할 필요는 없다. 단, 신체적인 변화가 생겼으니 무리를 덜 주는 쪽으로 체위를 변경하거나 방법의 변화를 가져올 필요는 있다. 보통 임신 중에는 자궁에 대한 압박을 덜 수 있는 여성 상위나 옆으로 누워 하는 측위가 적당하다. 그리고 임신 중에는 오히려 키스, 마사지, 스킨십, 애무 등 터치를 하는 것을 아끼지 말고 더 쏟아붓는 것이 좋다. 우울감도 감소시키고 태교에도 플러스다. 방법적으로도 늘 하던 방식 말고 서로간의 성적 감각을 증가시키고 성적 쾌락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시도해 보면 안전하면서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폐경하면 더 이상 섹스는 없다?

"몇 백년 전이라면 폐경과 함께 성생활의 폐업이 같이 왔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즈음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백세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이 마당에 폐경 따위에 굴복하기에는 남은 오십년이 아깝지 않은가?

여성의 일생에서 폐경은 큰 일생일대의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성생활의 측면에서 볼 때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질과 외음부 피부가 얇아지고 질 윤활액도 감소하고 통증에 민감해진다. 근육, 신경, 혈관의 탄력과 반응성도 떨어지니 성반응 역시 일정 부분은 감소한다. 게다가 우울증이라도 오게 되면 성욕이고 뭐고 없다. 여성으로서의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남편에게 몸을 드러내는 것조차 꺼리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성생활 폐업에 대한 정당한 이유는 될 수 없다. 여성에서도 폐경이 되었다 하더라도 남성호르몬의 분비는 지속되고 오히려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남성호르몬의 비율이 더 높아진다. 여성에서도 소량 분비되는 이 남성호르몬의 역할은 성욕과 성기능의 유지이다. 그러니 '폐경이 되었으니 성생활은 이제 그만'이라는 신호를 우리 몸에서 보낸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폐경으로 생기는 몇 가지 문제점들은 도움을 받아서 고쳐가면 해결될 수 있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50~65세 여성들이 폐경 전보다 성생활을 더 즐긴다는 보고가 있다. 자식들에 대한 책임감도 줄고 임신에 대한 불안도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폐경 후에도 여성은 여전히 섹시하고 매력적일 수 있으며, 섹스를 즐길 수도 있다. 오히려 이런저런 걱정 없이 당당하게 가질 수 있으니 스스로를 억압하지 말자."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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