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대포폰'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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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에 개입한 혐의로 대통령의 최측근 권력인 '왕 수석'과 '문고리 비서관'을 지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휴대전화'가 있었다.

'최순실 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정호성(47·구속)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폰 2대에서 그가 박근혜 대통령·최순실 씨와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파일 여러 개를 추출해 분석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정호성 휴대폰 녹음 파일
검찰 수사 '핵심 열쇠'로

검찰은 지난달 29일 정 전 비서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할 때 정 전 비서관의 휴대폰들을 압수했는데, 이 중 정 전 비서관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휴대폰들에서 해당 녹음 파일 수십 개가 발견됐다. 모두 다른 사람의 명의로 된 차명 휴대전화(대포폰)였다. 확보한 파일은 모두 박 대통령 취임 이후 녹음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파일들은 최 씨 의견이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대통령의 핵심 참모에게 직접 전달됐다는 물증이자, 정 전 비서관이 최 씨와 청와대의 핵심 연결고리라는 의혹을 박힐 수 있는 단서다. 검찰은 이 파일들을 토대로 법원으로부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정 전 비서관의 체포영장을 미리 발부받아 정 전 비서관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의 자택 압수수색에서도 안 전 수석이 사용하던 휴대폰 5~6대를 확보해 사건 관련성을 분석하고 있다. 안 전 수석은 지난달 26일 검찰 조사를 앞둔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에게 대포폰으로 접촉해 회유를 시도했다는 증언이 이미 나온 바 있다.

결국 청와대 핵심 실세들이 자신을 숨기기 위해 사용한 여러 대의 휴대전화가 이들의 발목을 잡았고, 이 휴대전화들이 최 씨의 국정 개입과 대통령의 역할을 규명할 핵심 열쇠가 됐다.

 최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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