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분 표면화] 김무성 "대통령 탈당" 공개 요구… 강석호 최고위원직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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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무실로 돌아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단절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당 지도부 와해가 현실화되는 등 백척간두의 위기에 내몰렸다. 여당 내에서 금기시됐던 박 대통령 탈당 공개요구와 이정현 대표 체제의 최고위원단에서 첫 사퇴 선언이 7일 동시에 나왔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의 탈당과 당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전 대표는 "헌법 수호자인 대통령이 헌법을 훼손하며 국정을 운영했다"면서 "대통령은 당의 제1호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당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 당 지도부 사퇴도 주장
대통령·친박 상대로 본격 행동

비박 강 사퇴로 지도부 친박만 남아
하태경 페이스북 "2선 후퇴" 언급도


김 전 대표는 "이런 일이 생기면 즉각 상의하고 의견을 물어야 하는데 당 대표가 회의도 없애고, 의원총회도 미뤘다"면서 "당을 위한 충정을 갖고 얘기하는데 당권 싸움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과 더 이상 대화할 의욕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비박(비박근혜)계 모임, 대권 주자 회동 등을 통해 여당 비주류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계를 상대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김 전 대표는 주말인 5∼6일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등 야권 대권주자와 대표 등 유력 인사들과 비공개 연쇄접촉을 갖고 국정 수습책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의 강석호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유일한 비박계 인사가 사퇴함에 따라 지도부에는 친박계만 남게 돼 정치적 부담이 더욱 커졌다. 재선의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순실 사태는 대통령이 적극 개입한 것이 너무나 분명하다"면서 "이제는 박 대통령이 최소한 하야에 준하는 2선 후퇴를 단행해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사퇴를 거부하고 있어 파열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려움에 처한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조금만 위기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 달라"면서 "똘똘 뭉쳐서 일단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절대 머지않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호소했다. 4선의 김정훈 의원도 성명서를 내고 "국정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당이라도 사태를 수습하는 쪽으로 가야하는데 자꾸 누구를 내치고 밀어내려 한다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 따름"이라며 지도부 퇴진에 반대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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