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난국 수습 마지막 기회, 영수회담 통해 풀어라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에 따른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영수회담을 제안했으나 야당으로부터 사실상 거부당했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7일 국회를 찾아 여야 대표를 예방하고 대통령이 국회에 올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히며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영수회담을 제의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한 비서실장의 대표 면담도 거부했고, 국민의당도 전제조건 충족 없는 영수회담 거부 입장을 고수했다.
국정이 혼란과 마비를 넘어 붕괴에 이르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대통령 하야라는 극단적인 파국을 원하지 않는 이상 정치권이 대화를 통해 국정을 수습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영수회담은 국정 혼선을 수습하는 방법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만약 영수회담마저 아무런 수습책을 내놓지 못하고 파행으로 끝난다면 그때는 정말 방법이 없다.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 철회나 대통령 탈당 등 야당이 대화의 장에 나설 수 있도록 박 대통령의 진정성을 보여 주어야 한다. 지금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대통령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국정 마비로 나라가 어려움에 빠진다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야당 역시 국정 수습에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정의 또 다른 한 축인 국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야당도 국정 마비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전제조건을 내세워 만남 자체를 피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영수회담에 응해 야당의 요구를 영수회담을 통해 관철시키면 된다. 박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적 비판을 받는 현재의 국면을 내년 대선까지 끌고 가 반사 이익을 누리겠다는 정략적 계산을 한다면 대통령뿐만 아니라 야당 역시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누가 정국의 주도권을 잡느냐 하는 불필요한 기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 국정이 정상화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간이 별로 없다.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조속히 영수회담을 개최해 국정을 수습할 대책을 내놓아 주길 바란다. 지금과 같은 혼란 국면에서는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모두 국민과 국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대승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