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정국 셈법' 바쁜 부울경 새누리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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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로 코너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을 대하는 새누리당 부산·울산·경남(PK) 주요 인사들의 요즘 심경은 매우 복잡하다. PK 인사들 입장에선 부울경에 영향력이 건재했던 박 대통령이 최악의 위기에 처해 있는 현실이 안타까운 동시에 향후 전개될 상황도 예측불허다. 이들의 '박근혜 셈법'이 복잡한 이유다.

물론 일부 비박(비박근혜)계 중진들이 "기회가 왔다"며 박 대통령 공격에 앞장서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인사들은 사태를 예의주시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광역단체장들 조심스런 행보 속
김기현 울산시장 "중립내각" 주장
'비박' 김무성 친박계 연일 비판

3명의 부울경 광역단체장 중 공개행보에 나선 사람은 김기현 울산시장이 유일하다. 그는 최근 "객관성을 갖춘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해 국정의 공백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병수 부산시장과 홍준표 경남지사는 극도로 신중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2일 '2030 등록엑스포 유치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한 서 시장은 "할 말이 없다"고 했고, 지난 1일부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방문키로 했던 홍 지사는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행정부지사를 대신 보냈다. 경남도는 "시국이 엄중한데 국외출장을 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비박계 중진 정치인들은 반박(반박근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퇴진' 요구만 하지 않을 뿐 박 대통령을 비롯한 친박계를 향해 강도 높은 공세를 퍼붓는다.

4선의 김재경 의원은 '박 대통령 탈당'을 요구했고, 이군현·여상규 의원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사퇴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다만 이주영(5선) 김정훈(4선) 의원 등 중도성향 정치인들은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다"고 중립을 지키고 있다.

PK 친박계 중진 중에서는 5선의 정갑윤 의원이 국회의장단과 각 당 대표, 중진 의원 등이 참여하는 '국정안정화연석회의' 구성을 제안하는 '박근혜 엄호'에 앞장서는게 고작이다.

이처럼 새누리당 PK 비박계 인사들은 최순실 사태를 당 장악의 호기로 보고 있는 반면 친박계 인사들은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고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친박이든 비박이든 PK 중진들은 수도권 정치인들처럼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 공격에 적극 나서지는 못한다. 아무리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추락했다고 해도 PK에 '고정 지지층'이 남아 있는데다 앞으로 정국이 어떻게 바뀔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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