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지명 김병준 교수와 친노가 틀어진 결정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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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한때 '원조 친노'로 통하던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왜 그들과 등을 돌리게 됐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파문을 수습하기 위한 정국돌파용으로 김병준 카드를 내밀면서 김 내정자와 친노(노무현)진영의 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김 내정자는 3일 금융감독 연수원에서 열린 국무총리 후보자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 총리 임명 수락은 노무현 정신에 부합한다고 본다. 노무현 정신은 이쪽저쪽 가리지 않고 국가와 국정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친노에게 공을 돌렸다.

전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야당이 이분을 부정한다면 그건 노무현정부를 부정하고 부인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자와 노무현 정부의 관련성을 부각시키려 했지만 야권 관계자들은 '김 내정자 왕년의 친노 인사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내정자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핵심 참모를 지낸 동지였다. 변호사였던 문 전 대표는 2003년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거쳐 시민사회비서관과 두 번째 민정수석,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역임하며 노 전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한 친노(親盧) 멤버다. 김 내정자 역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정책자문단장으로 참여정부와 연을 맺은 뒤 대통령직인수위 정무분과 간사로 참여정부 밑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참여정부가 막을 내린 후 두 사람의 길은 확연히 엇갈렸다. 문 전 대표가 친노세력을 결집하며 대권가도를 달린 반면 김 내정자는 이 그룹에서 이탈했다. 김 내정자는 2012년 당내 경선에서 김두관 경남지사를 지지했고 이후 친노 세력과 대척점에 섰다.

이렇게 된 데 대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일한 한 인사는 "김 내정자는 2006년 교육부총리에서 낙마했을 때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여권 내 대선후보 교통 정리 과정에서 친노 진영과 사이가 틀어졌다"고 전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교육부총리 내정 당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이 논문 표절 의혹을 끈질기게 제기할 때 문재인 전 대표 등 친노 진영에서 자신을 지켜주지 않은 점에 상당히 서운해 했다는 것. 또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해찬 민주당 의원이 친노 진영 대표 선수로 뛰고 있는데도 김 내정자가 직접 대선 후보에 나설 준비를 하면서 친노 인사들과 사실상 갈라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콘텐츠팀 mul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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