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의 박 기자가 고른 진정한 '부산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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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의 시대다. 유명인이 방송에 나와서 소개하면 부산의 저렴한 돼지국밥집에도 길게 줄 서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곳이 과연 부산에서 가장 맛있는 돼지국밥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동네마다 잘하는 돼지국밥집이 꼭 하나씩은 있는데….

맛집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믿을 만한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다. 때마침 부산의 식문화와 맛집을 이야기하는 <부산을 맛보다-두 번째 이야기>가 나왔다. 2011년에 발간된 <부산을 맛보다>는 2013년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이번 두 번째 이야기에는 2014년 말부터 현재까지 부산일보 맛면에 소개된 맛집을 다시 엄선, 부산에서 주목받는 230여 곳을 소개했다. 이 책은 먼저 구·군별 대표 맛집을 정리했다. 덕분에 부산 어느 지역에서도 손쉽게 맛있는 음식점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본보 맛면에 게재된 맛집
구·군별, 메뉴별로 정리
알짜 230여 곳 '큐레이션'


맛집에 대한 정보가 차고 넘치는 시대에 맛집 책을 낸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저자들은 여기에 대한 답을 '큐레이션(Curation)'이라고 밝히고 있다. 믿을 만한 큐레이터가 맛집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짜'를 고른 뒤 스토리를 입히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

요즘 여행은 그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대표 음식을 꼭 챙겨 먹는 쪽으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2부 격인 '메뉴별 맛집'에서는 돼지국밥, 밀면, 부산어묵, 복국, 고등어, 국수, 라면, 김밥, 맥주, 빵, 카페로 구분해 실었다. 특정한 맛집이 가장 맛있다고 강조하지는 않는다. 대신 소개된 스타일과 분위기를 보고 자신에게 맞는 곳에 가라고 권하는 식이다. 국수, 라면, 김밥처럼 착한 가격의 서민 음식에도 따뜻한 애정을 보였다.

저자 박나리 기자는 미술기자로 15년을 보낸 뒤 2015년부터 현재까지 맛집 담당을 하고 있다. 박종호 기자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음식을 소개하며, 음식으로 세상사를 논하는 '음식만사' 칼럼도 쓰고 있다.

음식만사 '다대기와 취향 존중' 편에서 두 박 기자는 지역의 맛집을 오래 취재한 속내를 이렇게 털어놓았다. "돼지국밥과 밀면의 다대기는 제발 따로 나왔으면 좋겠다. 취향대로 다대기를 넣어서 먹도록 해주면 지역 음식이 더 사랑을 받을 것인데…"라고. 우리 사회가 서로의 취향을 존중했으면 좋겠다는 저자들의 바람을 끝으로 전한다.

박나리·박종호 지음/산지니/264쪽/1만 6000원.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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