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순실 청와대 무상출입 반드시 밝혀내길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의 주역인 최순실 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틀째 진행됐다. 지난달 31일 검찰에 출석한 후 자정 무렵 긴급체포돼 서울구치소에 갇힌 최 씨는 어제 오전 10시께 검찰로 호송돼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최 씨는 첫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에게 "용서해 달라. 죄송하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검찰 조사에서는 주요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이처럼 앞뒤가 다른 최 씨의 행동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최 씨의 미르·K 스포츠재단 불법 설립 및 기부 강요 의혹과 개인 회사를 통한 기금 유용 의혹에 대한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이어 청와대 문건 유출과 정부 인사 개입 등 최 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본격 조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추가로 드러나고 있는 의혹들은 최 씨의 국정 개입 정도가 그간 알려진 것보다 더 넓고 깊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다.

특히 최 씨가 최근까지 청와대 부속실 행정관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청와대를 프리패스로 드나들었다는 의혹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장관들도 출입증을 보이고 얼굴 대조를 통해 통과할 수 있는 청와대를 자기 집처럼 출입했다는 것은 최 씨의 국정 농단 정도가 수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게 사실로 드러나면 최 씨의 국정 개입은 새로운 차원으로 비화할 개연성이 높다. 청와대 측은 이 의혹에 대한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간 청와대가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검찰은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최씨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도 불가피하다. 최 씨 언니인 최순득 씨와 조카인 장시호 씨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 실세 최순득-행동대장 최순실'설이나 장 씨의 평창동계올림픽 이권 개입 의혹 등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심지어 당·정·청 곳곳에 포진한 '최순실 라인'을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제기된다. 검찰은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야 마땅하다. 뿌리는 그냥 놔두고 잔가지만 쳐 내는 식의 수사를 한다면 성난 민심이 부메랑이 돼 검찰을 덮치게 될 것이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