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쁘띠성형'(보톡스·필러가 대표적)하면 얼굴 망가져요
입력 : 2016-11-01 19:14:44 수정 : 2016-11-03 11:24:30
쁘띠시술은 자칫 감염이나 피부괴사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부산일보DB직장인 A(30·여) 씨는 3개월 전 친구의 권유로 필러 주사를 콧등에 맞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주사 맞은 부위에 염증과 감염 증상이 생기더니 급기야 피부가 괴사되는 상황을 맞았다. 확인한 결과 A 씨는 공인된 필러가 아닌 공업용 액체 주사를 맞은 것이었다. A 씨는 재건성형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찾아 겨우 상처를 완치할 수 있었다.
이른바 '쁘띠(petit)성형'에 대한 안전 문제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쁘띠성형은 주사 등을 이용해 짧은 시간 내에 간단하게 받는 성형 시술을 말한다. 오랜 회복 기간이 필요한 성형수술과는 달리 짧은 시간 내에 간단하게 시술받을 수 있어 찾는 사람이 많다.
시술 간단해 불법 만연
부작용·후유증 호소 잦아
피부 괴사에 시력까지 잃어
전문의 상담후 시술 받아야
보톡스와 필러가 대표적인데, 보톡스는 신경독소의 일종으로 주름을 만드는 근육의 신경을 마비시켜 근육의 움직임을 줄이고 주름 생성을 억제한다. 사각턱 개선과 눈가와 이마의 잔주름 등을 줄일 수 있다. 필러는 피부의 꺼진 부분을 볼륨감 있게 채워주는 주사제로, 코나 눈 밑, 이마, 볼 등에 주로 시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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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괴사가 진행된 모습. |
문제는 부작용과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식약처의 안정성이 인정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거나 비의료 기관에서 불법적인 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용성형과 재건성형을 아우르는 국내 첫 성형외과병원으로 최근 개원한 K성형외과병원의 황소민 병원장은 "쁘띠성형은 만족도가 떨어지거나 시술 효과의 유지 기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고, 특히 시술 후에 붓거나 멍이 들 수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이 올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주사 부위의 피부가 괴사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 보톡스, 필러 시술 후 피해 상담은 2013년 393건, 2014년 432건, 2015년 420건으로 연평균 415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작용 발생 피해 상담의 경우 필러 시술이 524건, 보톡스 시술 관련이 243건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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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와 입 주변이 감염된 모습. |
대한성형외과학회도 최근 쁘띠성형으로 인한 비결핵 항상균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비결핵 항상균은 결핵균과 유사해 일반 항생제로는 치료 효과가 없으며 초기에 피부 괴사가 진행되면서 장기간 증상이 지속된다. 시술 후 피부 괴사가 진행되면 신속히 줄기세포와 혈류개선제로 치료해야 하는데, 자칫 시기를 놓치면 괴사된 피부를 걷어내고 다른 피부를 이식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쁘띠성형 시술 후 시력을 잃거나 하는 심각한 부작용도 많이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아무리 간단하게 여겨지는 쁘띠성형도 전문 의료기관에서 전문의에게 시술 전과 수술 후 예상되는 결과와 부작용에 대해서도 충분히 상담받고 신중하게 결정한 후 시술을 받아야 한다.
황 병원장은 "건강보험 상 비급여 대상이기 때문에 구체적 통계는 없으나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다 보니 성형외과나 피부과 전문의 이외에도 비전문의들에 의해 더 많이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참고로, 시중에 성형외과를 표방하는 의료기관 중 성형외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곳은 전국적으로 2000여 곳에 불과하고 비전문의가 운영하는 곳이 1만여 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