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에 도움되는 독서법] 문장 곱씹으며 정독하고 매일 10분이라도 독서 습관을
대학입시에서 '독서'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정시와 수시를 따지지 않고 수준 높은 독서 능력이 요구된다. 특히 독서로 쌓은 소양은 경쟁력 있는 자기소개서, 논술을 작성하는 데 밑거름이 되고 면접에서도 품격 있게 자신을 어필하도록 도와 준다. 또 언어 영역 등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역 전반에 걸쳐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내는 실력을 길러 준다. 오랫동안 독서 교육 연구에 힘써 온 국어교사 출신의 부산남고 이수한 교장, 부산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이호종 장학사와 함께 대입에 도움 되는 올바른 독서법에 대해 알아본다.
꾸준한 독서로 쌓은 소양은
자소서·논술·면접의 밑거름
고교 교과서 수준 다양한 글 읽고
모르는 어휘 꼭 사전 찾아 정리
독서 후 자기 생각 글로 남기고
쉽고 편한 글부터 읽으며 친해지길
■'속독'보다는 '정독'이 효과적
중학교 졸업 전까지 교과서 이외의 독서를 하지 않은 학생들은 고교 입학 후 처음 치르는 전국연합학력평가에 큰 부담을 느낀다. 특히 길고 복잡한 비문학 등의 지문을 볼 때면 독서의 필요성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독해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정확히 글을 읽는 기초적인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 짧은 글이든 긴 글이든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으면서 읽어야 한다. 다 읽은 뒤에는 글쓴이가 말하고 싶은 내용,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행간의 의미 등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 글쓴이가 의도한 부분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자. 수능 언어 영역과 수시 논술 등에서 비판적인 사고력은 필수 역량으로 꼽힌다.
독해 능력은 풍부한 어휘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어휘력은 평소 신문, 잡지, 문학도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통해 기를 수 있다. 글을 읽으면서 처음 보는 어휘에 대해서는 꼭 사전을 찾아보고 정리해 두자. 과학, 경제, 스포츠 등 여러 분야의 비문학 지문을 쉽고 빠르게 읽어내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많은 수험생이 언어영역 시험을 치르며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는 문제와 지문의 핵심 내용을 재빠르게 짚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라면 모의고사에 나왔던 언어영역 지문을 정해진 시간 안에 푸는 연습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쓰기 연습 병행 필수
대입 수시 논술전형이 점차 축소되고 있지만 상위권 대학은 여전히 논술고사를 통해 많은 신입생을 선발한다. 논술에서는 비판적·창의적·분석적 등 종합적인 사고력을 요구한다. 주장을 명확하게 제기하고 있는지, 적절한 논거로 주장을 뒷받침하는지, 논제와 제시문을 정확하나 파악했는지 등을 점수화해 평가한다.
논술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독서 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책을 읽은 뒤 한 줄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습관이 반복된 뒤에는 자신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등을 추가하면서 글의 양을 늘려보자. 자신의 생각이 결론이라면 왜 그렇게 생각한 것인지가 본론이 된다. 거기에다가 수준 높은 단어, 예시 등을 통해 세련된 서론을 덧붙여보자. 이러한 단계를 거치면 주제를 빗나가지 않은 짜임새 있는 글이 만들어질 것이다. 글을 완성하면 '고쳐 쓰기'는 필수다. 글의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더 좋은 표현은 없는지 검토해 글의 완결성을 높이자.
논술고사 제시문은 동서양 고전 등의 분야를 망라한다. 그러나 내용 자체는 고교 교육과정 안에서 나온다. 따라서 친구들과 동아리를 구성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학습 방법도 추천한다.
또 논술 준비를 위해 철학 등 어려운 책을 무리하게 읽기보다 교과서 수준의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사회적 이슈, 가치 등을 담은 책이나 신문 사설 등을 읽고 원고지 2~3장 정도의 짧은 글을 완성해보는 연습을 해보자.
이호종 장학사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평소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주어와 술어만을 갖춘 간단한 문장이라도 꾸준히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서는 습관이다"
입시 준비로 바쁜 수험생들이 독서를 하기란 쉽지 않다. 독서 능력은 단기간에 길러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포기하는 수험생도 많다.
그러나 독서는 입시 준비와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독서 습관을 기르는 것이 독해력,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켜 수능, 논술 등 입시 성적을 높이는 방안이다. 독서할 시간이 없다면 잠자기 전후 10분을 활용하자. 독서가 몸에 밴 학생들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책 읽기를 할 줄 안다. 독서는 별도 시간을 마련해 하는 것이 아닌 생활 속 습관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일단 입시가 목표라면 철학 등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책보다는 고교 교과서 수준의 경제, 수학, 과학 등의 분야 책부터 읽자. 이런 책들은 단순히 독서 능력뿐 아니라 교과서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독서 능력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수험생은 관심 있는 분야의 책부터 읽어보자. 특별히 좋아하는 책이 없다면 동화, 단편소설 등 보기 편한 책부터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홈페이지(www.readread.or.kr)에는 교사들이 직접 읽어보고 권하는 책 리스트가 게재돼 있다. 독서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이 홈페이지에 올라온 중학생 권장도서를 먼저 읽어보는 것이 좋다.
이미 진로를 정해 놓은 수험생은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주제의 책을 다양하게 읽어보자. 지금은 체감할 수 없지만 향후 자신의 진로와 관련한 수시 면접, 자기소개서 질문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수한 교장은 "하루 20분 한 달만 책을 읽더라도 20분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책을 읽고 알게 된 배경 지식은 교과 학습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