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세대·계층·이념 넘어 전 국민 공분… "정권 퇴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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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31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정문에서 교수 20여 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부산대 교수 370여 명이 동참했다. 강선배 기자 ksun@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좌·우파를 넘어 청년 대학생과 일반시민, 대학 교수들까지 각계각층 다양한 세대들이 1인 시위, 시국선언, 서명운동, 경적시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권 퇴진 운동에 동참하고 나서 이번 사태에 대한 전 국민적인 공분을 실감케 한다.

유모차 끌고 나온 시민
교복 입은 학생, 백발노인…

1인시위·시국선언·서명운동
청년·교수 등 속속 동참
경찰도 질서유지만 당부

부산대 교수들은 31일 오후 2시 부산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성명에는 부산대 교수 370명이 동참해 국립대 교수로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교수가 단일 사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경남 진주시의 국립 경상대학교 교수 219명도 이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또 광운대와 덕성여대 일부 교수들도 시국선언을 발표한 데 이어 이화여대와 연세대 교수들도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교수사회의 시국선언 흐름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대학생들의 참여도 이어져 현재까지 40여 개 대학이 시국선언과 1인시위 행렬 등에 동참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 대학사회 못지않다. 전국 곳곳에서 정권 퇴진 시위가 열렸던 지난 29일 전주시 시내버스 300여 대는 일제히 경적을 울리는 방식으로 시위에 동참했다. 30일부터는 '박근혜 퇴진'이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붙인 채 운행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이고 광범위한 시민 참여는 최순실 씨라는 한 인물로부터 비롯된 민주주의 파괴라는 현 상황에 이념을 넘어 전 국민이 문제의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평소 보수 성향인 시민 이 모(63·북구 화명동) 씨는 "한 민간인이 국가를 뒤흔든 사건이기 때문에 절대 어설프게 덮고 넘어가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위 현장의 모습도 좌·우익, 청년과 장년층으로 나뉘어 이념 대립, 세대 갈등을 빚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시민, 교복을 입은 청소년, 백발노인까지 집회 현장에 모여 함께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고 여러 의견에 귀 기울이는 모양새다.

경찰도 폭력 시위로 번지지 않도록 질서 유지만 당부할 뿐 시위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부산대 김 영 사회학과 교수는 "내가 사는 나라가 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는 데 대한 시민들의 정신적 충격이 이 같은 양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해결책을 놓고 신중론도 나온다. 부산을가꾸는모임 서세욱 대표는 "이해할 수 없는 사태에 참담한 생각이 들지만, 대통령 하야 같은 일시적인 충격요법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긴 힘들다"며 "정치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 전체가 각성하고 참회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진·민소영 기자 djrhee@busan.com

유튜브 주소 : https://youtu.be/AI0_t3lO4oU

영상제작 : 디지털미디어본부 서재민PD 박민하 조영환 이승준 대학생인턴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31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정문에서 교수 20여 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부산대 교수 370여 명이 동참했다. 강선배 기자 k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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