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순실 수사' 제대로 해야 나라가 결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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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 국정개입 파동의 주역인 최순실 씨가 어제 검찰에 출석하면서 공개 석상에서 첫 모습을 드러냈다. 그간 온갖 의혹과 추문에도 독일 체류 이유 등으로 옛 사진과 동영상만 나돌아다녀 국민의 궁금증만 자아내게 했다. 최 씨는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들어가면서 사죄의 뜻을 밝혔지만, 규탄 시위 시민들로 인해 포토라인이 무너질 정도여서 민심 이반을 실감하게 했다.

최 씨가 이처럼 외유 57일 만에 귀국해 검찰에 출석했지만, 시작은 이제부터다. 검찰은 이날 2013년 문을 닫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본부 수사 인력 수준에 버금가는 특별수사본부 진용을 갖췄다. 하지만 검찰은 정치권과 국민으로부터 받는 극도의 불신을 극복하는 게 급선무이다. 최 씨가 30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때 검찰이 바로 신병을 확보하지 않으면서 하루 이상 서로 말을 맞출 시간을 줬다는 점은 두고두고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 씨가 귀국 직전 런던에서 국내 측근에게 전화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곳곳에 포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도 최 씨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검찰은 국민이 최 씨의 구속 수사 여부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에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에 검찰이 최 씨의 신병처리를 미온적으로 한다면 엄청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검찰은 30일 자리에서 물러난 우병우, 안종범 전 수석은 물론 일명 문고리 3인방에 대한 수사도 개시해야 한다. 이들은 최 씨의 국정 농단과 각종 비리를 막기는커녕 되레 앞장서서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 수사의 정상적 진행을 위해 청와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진실 규명이 되어야 현 난국이 수습될 수 있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신임 최재경 민정수석도 마찬가지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전철을 밟지 말고 대통령에게 고언도 해야 '정치 검사'라는 부정적 시선을 바꿀 수 있다. 이렇게 해야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 불필요한 정치권 및 국민 간의 갈등을 막을 수 있게 된다. 국회 역시 사소한 이견에 구애되지 말고 하루빨리 특검을 출범시켜야 한다. 이런 위기국면에서 정쟁으로 날을 지새운다면 자신들도 그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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