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野 "최순실에 입 맞출 시간 주나" 즉각 수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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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최순실 씨 변론을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전격 귀국에 정치권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야 모두 철저한 진실 규명엔 한목소리를 냈지만, 새누리당은 국정 마비에 대한 우려도 표현했다.

최 씨는 영국 히스로 공항을 출발해 30일 오전 7시 30분 브리티시에어웨이 BA017편으로 입국했다. 오전 8시 인천공항 D카운터에 모습을 드러낸 최 씨는 검은색 선글라스에 패딩 깃을 세운 뒤 머플러를 목에 둘러, 최대한 얼굴을 감추는 복장이었다. 최 씨는 입국 수속을 마친 뒤 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타고 서울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검찰 직원들과 함께 떠났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검찰은 공식 부인했다.

최순실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수사팀과 소환 일정에 대한 이야기 중"이라며 "현재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여행과 시차로 지쳐 있으므로 하루 정도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 씨는)검찰 수사에 적극 순응하겠으며 그대로 조사에 임할 것"이라며 "자신으로 인해 국민에게 좌절과 허탈을 느끼게 해 깊이 사죄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씨의 귀국으로 정치권도 술렁이고 있다. 여당은 원활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최 씨가 귀국한 만큼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며 "국정 혼란을 부추기기보다는 책임 있게 국정을 수습하는 데 동참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사건과 관계된 기관과 사람들은 모두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즉각적인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 "최 씨가 입 맞출 시간을 벌려는 시도는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어제 청와대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 또한 국정농단의 진상 규명을 방해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정권에 의한 정교한 시나리오가 짜여진 것처럼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의 검찰조사와 기자회견에 이은 갑작스러운 복귀"라며 "최 씨에게 여유를 주면 청와대 등 게이트 연루자들과 입을 맞출 시간만 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백상 기자 k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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