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최순실이 누구죠?" 모르쇠 일관하는 靑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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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연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이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부인이 거짓임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계속 나오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종범 청와대 전 정책조정수석의 경우 계속되는 폭로와 의혹제기에도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잇단 폭로·의혹 제기에도
안종범 前 수석 "사실 무근"
前 연설비서관도 "崔 몰라"
문체부는 거짓해명 요구 논란


안 전 수석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을 도왔다는 지적에 대해 "돈을 내라고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최순실 씨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 전 수석을 수차례 만났다고 밝혔고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도 "안 전 수석과 최 씨의 지시를 받아 SK그룹에 80억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30일 검찰 조사에 앞서 "(안 전 수석과) 가끔씩 연락했다"면서 안 전 수석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는데 대해선 "그건 그분의 생각"이라고 되받았다.

최 씨가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경우 거짓 해명 논란까지 제기됐다. 정부산하기관인 한국스포츠개발원이 국가 예산 2억 원을 들여 개발한 '코리아체조'를 제치고 '늘품체조'가 국민체조로 지정된 배경을 놓고 관련자의 폭로가 나오면서다. 그동안 문체부는 유명 헬스 트레이너 정아름 씨가 정부에 늘품체조를 먼저 제안했다고 설명해왔으나 정 씨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 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늘품체조는 차은택 감독에게 요청을 받았을 뿐"이라며 "(문체부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오거나 사람들이 물어오면 제가 제안한 걸로 얘기해야한다면서 그렇게 말하기를 부탁받았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자청해 최 씨와 관련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던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도 연설문에서 논란이 됐던 '우주의 기운', '혼이 비정상' 등의 표현을 직접 썼느냐는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이처럼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과 정부 부처들이 일제히 관련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 입장을 밝히자 야당에서는 '진실 은폐'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2∼3일 흐름을 보면 진상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하는 시도가 너무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관련 당사자들이 입과 행동을 맞춰서 무엇인가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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