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개교 70주년] 한석정 총장 인터뷰 "미래 전략팀 곧 출범… 지역거점大 도약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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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한석정 총장은 지난 2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화려했던 명성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김병집 기자 bjk@

부산을 대표하는 명문 사학 동아대가 개교 70돌을 맞았다. 지난 8월 취임해 동아대를 이끌고 있는 한석정 신임 총장은 동아대의 명성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한 총장은 정치, 경제,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전국에 명성을 떨쳤던 동아대의 발자취를 꼼꼼히 살피며 재도약을 위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한 총장으로부터 동아대의 과거와 현재, 새로운 미래를 들어 본다. 다음은 한 총장과의 일문일답.

-개교 70주년을 맞이한 소감은.

"감개무량하다. 동아대는 70년 역사 속에서 착실한 성장을 이뤄왔다. 광복 직후 석당 정재환 선생이 설립한 동아대는 한국전쟁, 산업화 등 우리나라의 파란만장한 역사와 함께해 왔다. 특히 지금까지 배출된 20만의 동문은 국회의장, 대법관 등 각계각층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광복 이후 우리나라에 올림픽 금메달을 최초로 안겨준 양정모 선수도 동아대 출신이다.

산학협력 투자 늘리고
인문·자연과학 더 탄탄히 다져
'전국적 명성' 옛 영광 되찾을 것

투지·박력 갖춘 '젠틀맨' 양성
글로벌 역량 강화 적극 지원

시민과 함께 성장해 온 전통 사학
역동성 사라지지 않도록
지역사회서 더 큰 관심을


지금도 동아대병원, 법학전문대학원 등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동아대병원은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병원, 한·일 월드컵 지정병원 등에 선정되며 국가정책 사업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러 명문 의과대를 제치고 보건복지부 지정 부산·울산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를 유치하기도 했다. 법학전문대학원도 과거 조무제 전 대법관 등을 배출한 동아대 법대의 명성을 이어받고 있다. 현재 영남지역 사립대 중 가장 많은 정원인 80명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동아대의 옛 명성이 다소 퇴색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과거의 영광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교내 구성원들과 동문의 힘을 결집시켜 동아대의 성공적인 재기에 힘쓰겠다. 70주년을 맞아 과거 동아대의 긍지를 정리하고, 선양하는 '동아문화의 창달'에 나설 것이다."

-화려했던 명성을 되찾을 방안은.

"현재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추세로 지역 대학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이러한 대학의 현안과 학교 경영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동아대는 생존이 우선 목표다. 위기를 극복한 뒤 동아대 이름에 걸맞은 지역 거점 대학으로 도약하겠다. 많은 대학이 외면하고 있는 인문학, 자연과학 등 기초분야를 탄탄하게 다진 다음 지역의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해 산학협력에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다. 미래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추진할 연구팀도 출범할 것이다.

동아대 동문의 힘도 계속해서 키워나가겠다. 거의 모든 회사나 기관에 동아대 동문회가 있을 정도로 동아대 동문은 화합을 잘하기로 유명하다. 동아대 출신 후배가 입사하면 선배들이 잘 이끌어주고 그 조직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다. 또 동아대 출신들은 어느 회사에서든 일 잘하고 성격 좋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 이러한 동아대 동문의 강점을 유지시킬 수 있는 교육 등을 실현해 나가겠다."

-앞으로의 교육 방향은.

"미래는 '세계인의 자질'이 요구되는 시대다. 동아대는 학생들이 글로벌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 곳곳의 자매결연 대학에 교환학생을 파견하고 있고 많은 외국 학생이 동아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는 아시아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동아대는 동북아시아를 넘어 동남아, 태평양, 중동지역까지 교류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

'교육 중심 대학'으로서 교수진 강의 역량 강화, 교육환경 개선 등 교육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학생들이 졸업 후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교육의 만족도를 높이겠다. 또 말로만 외치는 '인성'이 아닌 실제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인성교육을 실시하겠다. 스포츠 등을 활용한 인성교육을 교과과정에 포함시켜 인성뿐 아니라 투지, 박력, 매너까지 갖춘 '동아 젠틀맨'을 양성하겠다. 이와 함께 재난관리 등 환경의 중요성을 익히는 미래지향적 교육에도 힘쓰겠다."

-지역사회 속에서 동아대의 바람직한 모습은.

"동아대는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대학이다. 부민캠퍼스의 경우 시민 누구나 캠퍼스에 들어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학교 주최의 각종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 캠퍼스'로 조성했다. 이에 따라 평일이나 주말에 늘 많은 시민이 학교에서 산책을 하거나 박물관을 관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승학캠퍼스에서도 시민이 참석할 수 있는 강연, 세미나 등이 열리고 있으며 시민이 이용 가능한 체육시설을 갖춰놓고 있다.

동아대병원도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에 꾸준히 봉사해오고 있다. 창업지원센터는 지역 기반의 창업기업들의 자립을 도와주고 있다. 최근에는 서부산 공업지역을 부흥시킬 목적으로 첨단 연구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동아대는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인문학 콘서트 등 시민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늘려나가겠다."

-당부하고 싶은 사항은.

"서울은 무서운 기세로 지역 인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수도권 밖의 지역 대학들이 없어진다면 우리나라는 곧바로 후진국으로 전락할 것이다. 또한 전통 사학 없이 국립대만 존재한다면 곧장 사회주의 국가 신세가 될 것이다.

국립대의 틈바구니에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 온 전통 사학은 이제 생존을 우려할 상황이다. 옥스퍼드, 하버드 등 세계적인 대학들은 유서 깊은 지역 사학들이다. '자유로움'으로 대표되는 사립대의 전통과 역동성이 사라지지 않도록 전통 사학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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