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최 씨 세계일보 인터뷰 논란 "박 대통령 사과 내용과 짜맞춘 듯 진실 은폐"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연합뉴스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27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지만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 씨는 자신의 역할이 조언에 그쳤으며 국가 기밀을 보고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기밀인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 씨가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내용과 대체로 일치하는 주장을 편 데 대해 야당에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만 말한다"며 "전문가의 조력을 받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연설문 수정·기밀 유출
"심정 표현 도운 수준
국가 기밀인지 몰랐다"

정호성 자료 제공 의혹
"靑 입성 뒤 만난 적 없어"

귀국해서 수사받을 의향
"신경쇠약에 비행기 못 타"

崔 해명에 의혹 더 거세져
정치권 "당장 귀국시켜라"

■최 씨, 의혹 대부분 부인


최 씨는 2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에서 밝힌 내용 이외에는 모두 부인했다.

그는 연설문 유출에 대해 "대통령을 오래 봐 왔으니 심정 표현을 도와 달라고 해서 도와드리게 됐다"면서 자신이 요청에 수동적으로 응했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이는 연설문 유출 논란의 책임을 박 대통령이나 주변 인사들에게 돌리는 발언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는 외교, 안보 등 기밀 사안에 대해서도 "국가 기밀인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특히 이번 파문의 핵심 증거가 된 태블릿PC에 대해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지도 모른다. 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태블릿PC가 최 씨의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은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일각에서 제기됐던 내용이다. 이는 태블릿PC가 최 씨 명의가 아니라 청와대 행정관 회사 명의인 점을 악용, PC 소유 여부와 취득 경위로 논점을 옮기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PC를 확보했던 JTBC 측은 최 씨의 '셀카' 등이 저장돼 있고 사용자 아이디가 최 씨 딸의 개명 전 이름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최 씨가 사용한 것이 맞는다고 반박했다.

최 씨는 청와대 정호성 비서관이 자료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정 비서관이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해서도 "자금 지원을 받은 것이 없다"면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귀국해서 검찰 수사를 받으라는 요구에 대해선 "현재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 있고 심장이 굉장히 안 좋아 병원 진료를 받고 있어서 돌아갈 상황이 아니며 딸 아이(정유라)가 심경의 변화를 보이고 있어 두고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했다.

입국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이제 공은 검찰의 신병 확보 의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선 언론도 알고 있는 최 씨의 행방을 사법당국이 몰라 송환을 못 한다면 결국 수사 의지가 없다고 봐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치권, 최 씨 해명에 거센 반발

국정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한 최 씨의 인터뷰는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 전문가들의 조력을 받은 상태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 씨가 대통령 사과 기자회견의 내용을 지키는 선에서 최소한의 역할만 인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굳이 더 비판할 필요도 없는 변명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도 최 씨가 신경쇠약 등의 이유로 당장 귀국할 수 없다고 밝힌 데 대해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그러는 것은 역적"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빨리 귀국해서 사실을 밝히고 고백을 하고, 죄가 없으면 괜찮지만 죄가 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며 "대통령은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거듭 귀국을 종용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지사도 이날 최 씨의 인터뷰에 대해 "대통령 사과 내용에 짜 맞춘 듯 진실 은폐용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남 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인터뷰 내용을 믿을 수 없다.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당장 귀국시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며 "최 씨가 대통령을 그토록 위한다면 스스로 돌아와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