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장관에 말해 교체하겠다" 딸 고교 교사에게도 폭언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국정 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가 딸이 다니던 고교 교사 등에게 폭언에 촌지까지 건네려 했다는 서울시교육청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 씨가 교육부 장관까지 거론하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27일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졸업한 서울 청담고를 장학·감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서울시교육청은 "최 씨는 딸이 2학년이던 2013년 5월께 '교육청 매뉴얼에 따라 승마 전국대회 출전이 4회로 제한된다'는 말을 들은 뒤 학교를 찾아가 담당교사에게 고성과 폭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최 씨, 세 차례 촌지 시도도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교사가 심적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폭언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 주변에서는 최 씨가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성 체육교사에게 '내가 누군지 아느냐. 교육부 장관에게 얘기해서 전부 교체해 버리겠다'는 등의 발언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당시 최 씨는 서울시교육청의 체육특기생 관리 매뉴얼이 정비된 것과 관련해 교사가 정 씨에게 대회 출전과 관련한 지적을 하자 학교를 찾아가 폭언을 했다.

해당 교사는 교육청 매뉴얼에 따라 정 씨에게 학업 소홀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지만 최 씨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 학부모로부터 뜻하지 않은 봉변을 당한 이 교사는 이후 정신적 충격까지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사는 그해 2학기에는 승마 특기생인 정 씨를 관리하는 업무의 피로감을 호소, 담당 교사가 교체됐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최근 라디오방송에서 "최 씨가 학교를 찾아와 항의하고 돈 봉투와 쇼핑백을 두고 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감사에 나서 관련 사실들을 확인했다.

서울시교육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 씨는 2012년과 2014년 모두 세 차례 청담고 교장과 체육 교사, 딸의 담임교사 등에게 돈 봉투를 전달하려 했다가 모두 그 자리에서 거절당했다.

최 씨는 대회 관람을 위해 승마장을 찾은 청담고 체육교사를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도 촌지를 주려다 거부당하고, 담임교사를 면담한 뒤에도 돈 봉투를 두고 가려다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은 정 씨의 대회 출전에 따른 출석 인정에 큰 문제점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1, 2, 3학년 때 모두 대회 및 훈련 참가를 위한 결석을 출석 인정으로 처리하고, 이에 대한 근거 서류(승마협회 공문)도 모두 구비돼 있어 진급과 졸업을 위한 법정 출석일수(수업일수의 3분의 2)는 충족했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김영한 기자 kim01@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