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최측근 고영태 검찰 출두… 의혹 실마리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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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한 시민이 최순실 씨와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그림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 게이트'와 관련, '늑장 수사' 비난을 받았던 검찰이 27일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순실 최측근' 고영태(40) 씨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고 씨의 진술 내용에 따라 수사에 상당한 진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27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를 꾸리도록 지시했다. 수사 내용이 청와대에 보고되는 상황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특별수사팀은 사건을 독립적으로 수사하고 검찰총장에게 최종 수사 결과만 보고하기로 했다. 수사팀은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위주로 7명으로 운영되던 기존 수사팀에 서울중앙지검 최정예 수사팀인 특수1부 검사 전원이 합류해 검사 15명 안팎으로 확대됐다. 특별본부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과 함께 새로 불거진 청와대 문건 유출과 국정 농단 의혹, 최 씨의 딸 정유라(20) 씨의 이화여대 입학 특혜 의혹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참고인 소환 마라톤 조사

특수부 합류, 검사 15명 안팎
검찰 '특별수사본부' 구성
독립수사 최종결과만 보고

압수수색 대상 청와대 빠져
수사 공정성 우려는 여전

검찰은 의혹의 중심에 있는 핵심 인물들의 신병 확보와 조사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검찰은 이날 방콕발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입국한 최 씨의 최측근 고영태 씨가 27일 밤 출두를 자처해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고 씨의 입에 따라 최 씨를 둘러싼 의혹의 일부가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고 씨는 오랜 기간 최 씨와 아주 가까운 사이로 지내왔으며, 최 씨가 주도한 각종 사업과 재단 업무에 깊숙히 개입한 인물이다. 다만 최근 최 씨와 의견 충돌을 빚어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급 간부 2명의 사무실과 미르·K스포츠재단 이사장 사무실·자택, 한국관광공사 내 창조경제사업단 관계자 사무실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또 기업들의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28일 소환한다.

검찰은 또 세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독일에 있다고 밝힌 최 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독일과의 형사 공조도 긴밀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최순실 특검' 도입 수용 방침을 결정한 지 하루 만에 검찰이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한 것은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별수사본부 구성에도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이번 사건과 비슷한 양상의 2014년 '정윤회 문건' 수사 당시 '국정 농단' 의혹을 그대로 둔 채 문건 유출만 문제 삼아 기소한 서울중앙지검장과 민정비서관이 지금 수사를 총지휘하는 김수남 검찰총장과 검사 인사권을 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인 것을 두고도 논란이 나온다. 문건 유출의 진원지로 지목된 청와대는 27일 압수수색 대상에서 빠졌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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