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최순실 게이트' 사과 이후 첫 외부 일정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① 대통령 부산 방문에 기습시위

벡스코 앞 대학생 "하야하라"
사직체육관 행사 참석 안 해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사과 이후 첫 외부 일정으로 부산을 찾았다. 박 대통령이 부산으로 온다는 소식에 일부 대학생이 기습 시위와 집회 등으로 성난 민심을 표출했다.

27일 오전 박 대통령은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 개막식에 참여하기 위해 해운대구 벡스코로 향했다. 개막식이 열리고 있던 오전 11시께 박 대통령이 있던 벡스코 제2전시장 앞 광장에서 남녀 대학생 6명이 기습적으로 현수막을 펼치며 "박근혜 하야하라, 최순실을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이들을 진압하고, 현수막을 갖고 있던 2명을 체포해 조사를 벌였다. 노동당 부산시당은 이날 낮 12시 수영구 남천동 새누리당 부산시당 앞에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는 정당연설회를 열었다.

집회가 광안대교와 황령터널을 잇는 황령대로 변에서 펼쳐지면서 벡스코에서 행사를 마친 박 대통령은 이 길을 이용하지 않고 우회해 김해공항 방면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박 대통령은 부산에서 오찬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2시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하기로 했으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벡스코에서 곧장 김해공항으로 향했다.

교통 통제에 대한 시민 불만도 이어진 가운데 대통령 경호 때문이라는 소식에 일부 시민은 더 분통을 터뜨렸다.

황석하·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② 최순실 해명에 국민들 격앙

'최순실 게이트'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는 가운데 최 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관련 의혹을 부인하면서 거센 역풍이 불고 있다.

최 씨는 2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연설문 수정의 결정적인 증거가 된 태블릿PC에 대해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태블릿에서는 최 씨의 '셀카'가 발견돼 이 같은 해명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최 씨는 국가 기밀 제공 의혹 등에 대해서도 "몰랐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귀국해서 검찰 조사를 받으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심장이 안 좋아 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며 거부했다.

이처럼 최 씨가 국정 개입 의혹을 부인하고 귀국도 거부하자 정치권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얼토당토 않은 인터뷰를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억장이 무너진 것 같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지사도 최 씨의 인터뷰에 대해 "믿을 수 없다.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

③ 지지율 첫 10%대 곤두박질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처음으로 10%대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24~26일 전국의 성인 유권자 15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21.2%를 기록, 전주에 비해 무려 7.3%P나 떨어졌다.

반면 부정적인 평가를 한 응답자 비율은 73.1%로, 8.6%P나 급상승하며 처음으로 70%대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 26일 일간 조사에서는 긍정평가가 17.5%에 그쳐 취임 후 처음으로 10%대를 기록했고, 부정 평가는 76%에 달했다. 일간 조사는 매일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리얼미터는 "핵심 지지층인 60대 이상, 보수층,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새누리당 지지층의 이탈 폭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 대한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종우 기자

영상제작=디지털미디어본부 이민경 에디터, 이승준 대학생인턴 mul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