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보고체계 또다시 '뭇매'] 장관·주요 인사, 대통령 대면도 못 하고 서면보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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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27일 열린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재원 정무수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관계자로부터 메모를 전달받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이 부각되면서 청와대 보고체계가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장관들이나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박 대통령에 대해 직접 대면보고를 못 하고 서면보고로 대체하면서, 보고서를 전달하는 '문고리 3인방' 등 측근이나 청와대 외부의 비선 인사들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면보고 일정 '문고리 3인방' 조정
세월호 때도 7시간 늦어 논란

박영선 "주요 현안 병목현상 심각"
하태경 "이정현 대표도 책임" 비난

대면보고 논란은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문제가 됐다. 세월호 사고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서면보고와 유선보고가 먼저 있었지만 대면보고는 사고 7시간 이후에나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였다. 이후에도 장관들이나 고위 관료들이 대통령에 대한 대면보고를 신청했다가 서면보고로 대체됐다는 이야기가 청와대 안팎에서 나오면서 보고체계 문제는 계속해서 논란이 돼 왔다.

특히 대면보고 일정 등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정호성, 안봉근, 이재만 비서관 등 누구보다 박 대통령을 오래 보좌해 온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역할이 크게 부각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권 일각에서는 헬스 트레이너 출신으로 청와대에 발탁된 윤전추 행정관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대통령을 실제로 가까이 대할 수 있는 소수의 인사 가운데 윤 행정관이 포함돼 있어 그가 일부 보고서에 대한 반응 등을 전달한다는 의혹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윤 행정관의 역할이 커지면서 청와대 내부에서도 불만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통이 피해자?' 등이 적힌 메모.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청와대 보고체계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관들의 대통령 대면보고가 차단되고 있다. 모든 것을 다 서류로 올리라고 한다. 비정상적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면보고 할 사안이 따로 있고 서류로 올릴 사안이 따로 있는데, 다 서류로 올리라고 하면 중요한 결정을 해야 되는 현안들이 지금 다 병목현상이 걸려 있어 정말 문제"라고 지적했다.

'수시로 대면보고를 한다'며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했던 이정현 대표에 대해 새누리당 내부 지적이 나왔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정현 대표는 본인 입으로 대통령께 수시로 대면보고를 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대통령과 통화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면서 "이 대표는 대표이기 이전에 최순실 사태에 연대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누가 청와대 내에서 최순실을 비호했던 비서들인지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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