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지진 대비 제진·면진 보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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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석유화학단지를 비롯한 부산·울산지역은 국내 지진뿐 아니라 일본에서 발생하는 원거리 지진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오후 3시 부산시청에서 열린 '2016 경주 지진으로 살펴본 한반도의 현 상황과 지진방재 대책 세미나'에서 부산대 오상훈(건축공학과) 교수는 "오일 저장탱크 속 유체의 경우 진동 주기가 길기 때문에 멀리서 발생하는 지진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2003년 일본 도카치 오키 지진 때 진원에서 225㎞나 떨어진 곳의 오일 저장탱크에서 지진파 증폭으로 인한 지붕 파괴와 화재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지진방재 세미나
25일 부산시청서 열려


원거리 지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는 지진파에 따라 영향을 주는 구조물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오 교수는 "일본처럼 원거리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전달되는 지진파는 장주기 성분이 많아 고층·초고층 구조물에 영향을 주는 반면, 가까운 양산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단주기파에 의한 저층·중층 구조물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양쪽에 대한 대비 필요성을 지적했다.

기존 내진설계는 물론 제진이나 면진 같은 다양한 건물 보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내진의 경우 지진 때 구조물 손상이 발생하고 지진 후 복구가 어려운 한계가 있는 반면, 제진은 건물에 설치된 제진장치에 의해 지진에너지가 흡수돼 건물의 진동을 저감시킨다. 면진은 지반과 건물 사이에 면진층을 설치해 상부로 지진동이 전달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불황 속 면진구조가 각광받고 있다.

이날 면진·제진 시스템 적용사례 발표를 맡은 정기택 면진제진사업기술연구소 소장은 "국내에서는 2013년 서울 신라호텔 리모델링 내진보강 공사 때 제진시스템을 적용한 바 있다"면서 "부산에서는 BNK금융그룹 통합IT센터와 LG CNS 같은 데이터센터에는 면진 설계까지 적용돼 있다"고 소개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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