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대장암, 위암 제치고 곧 男 1위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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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립암센터 연구발표에 의하면 2016년 우리나라 남성의 대장암 발생률이 위암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립암센터의 암 등록사업이 시작된 1999년 이전부터 위암은 우리나라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질환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남성 대장암 환자가 23,406명, 위암 환자는 23,355명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국내 암 발생률에서 위암과 대장암이 차지하는 순위가 바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간 높은 소금 섭취량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이 국내 위암발생의 주원인으로 알려져 왔지만, 냉장고의 보급화로 식품 위생상태가 좋아지고 소금 섭취를 줄이거나 찌개를 접시에 덜어 먹는 등의 식습관 변화가 나타나면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률은 그 나라의 경제·생활 수준이 높을수록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위암의 경우 국가에서 전 국민적으로 시행하는 위내시경 검사 덕분에 조기발견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위암 환자의 60% 정도가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 및 최소 침습 수술로 치료받고 있다. 국내 위암 발생률이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감소하지는 않겠지만, 지금으로부터 몇 십 년이 지난 뒤에는 진행성 위암으로 수술을 받는 환자의 수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위암 수술을 오랫동안 시행해온 외과의사로서 위암과 대장암의 관계 및 예후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타 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위해 방문한 환자분에게 대장 내시경 검사를 권해 대장암을 발견한 후, 위암과 대장암 수술을 동시에 시행한 증례가 종종 있었다.

실제로 위암과 동시성 또는 이시성으로 발생하는 암 중에 빈도가 제일 높은 것이 대장암이다. 아울러 위암과 대장암은 예후에 차이가 있다. 위암의 경우 타 장기에 전이된 진행성 암에서는 예후가 아주 좋지 않지만, 대장암은 간 및 폐로 전이된 경우에도 5년 생존율이 40%에 달한다.

위 내시경 검사는 1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이 위암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고 증명돼 흔히들 시행받고 있다. 하지만 대장내시경은 검사 전에 대장을 깨끗이 비우는 과정이 고통스러워서 시행받기를 꺼리는 분들이 많다. 위암과 대장암의 발생률이 역전되는 현 시점에서 대장내시경의 중요성에 대한 전 국민적 홍보가 필요하다.


서병조

인제대해운대백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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