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 바다 투신 '울 것 같던 손님' 택시기사 기지로 목숨 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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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4시. 택시기사 김 모(56) 씨는 등이 싸늘해지는 걸 느꼈다. 새벽 시간에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의 이 모(44) 씨가 택시에 탄 것. 이 씨는 택시기사에게 '암남공원 주차장'으로 가 달라고 말했다.

암남공원 주차장은 바다와 맞닿아 있어 새벽 시간에는 낚시꾼들이 종종 찾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태풍 차바 이후 복구공사를 진행하느라 낚시꾼들의 발길이 뜸한 상태였다. 백미러로 언뜻 봐도 이 씨는 낚싯대를 들고 있지는 않았다.

김 씨는 10여 분을 달린 후 암남공원 주차장에서 승객을 하차시켰다. 이상한 기분이 든 김 씨는 주차장을 떠나지 않고 이 씨를 유심히 지켜봤다. 곧 이 씨가 바다로 뛰어드는 것을 발견한 김 씨는 경찰에 구조를 요청했다.

신고를 받은 부산 서부경찰서 송도지구대는 곧장 현장에 출동해 이 씨를 구조했다. 이 씨는 건강에 지장이 없어 바로 가족에게 인계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최근 이혼을 해 너무 우울하고 괴로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소희 기자 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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