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대교(광안·부산항·남항대교) 제한속도 제각각 운전자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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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부산항대교를 지나 남항대교로 이어지는 영도 구간 고가도로 제한속도 표지판 너머로 차량들이 질주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본부 서재민 PD


"최근 몇 달 새 과태료만 40만 원 가까이 냈습니다. 그래서 규정 속도대로 운전하니 이제는 다른 운전자들이 늦게 간다고 경적을 울리고 난리입니다."

부산 해안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 축, 광안대교와 부산항대교, 남항대교의 제한속도가 들쭉날쭉해 운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교통 흐름에 방해되고, 급제동으로 인한 사고 위험도 높다.

광안대교 등 부산 3개 대교 
구간별 제한속도 '들쭉날쭉' 
노면-표지판 안내 다른 곳도 
잇단 급제동 사고 위험 높아

해운대구 주민 박상영(48) 씨는 최근 3개 대교를 가로질러 강서구 녹산동까지 출퇴근하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9월 셋째 주에만 속도 위반을 했다는 과태료 고지서 4개를 잇따라 받은 것이다. 뒤늦게 3개 대교 제한속도가 구간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3개 대교 전 구간의 제한속도(시속) 변화를 현장에서 확인해 본 결과 이 구간을 70㎞로 달릴 경우 최대 5개의 과태료 딱지를 받게 된다. 특히 3개 대교와 그 연결도로 제한속도는 모두 7차례나 바뀐다. 광안대교 요금소 직전 구간의 제한속도는 60㎞였다가 이후 80㎞로 올라간다. 남구 쪽 광안대교 끝 지점은 60㎞로 낮아진다. 이후 동명오거리 지하차도를 거쳐 부산항대교까지 연결되는 접속 구간은 60㎞로 유지된다. 하지만 부산항대교 위에서는 또 70㎞로 바뀐다.

가장 혼란스러운 곳은 영도고가도로 구간. 진입하면 제한속도 표지판은 60㎞로 안내하지만 바닥 노면에는 70㎞로 표시돼 있다. 다시 남항대교로 진입하게 되면 70㎞까지 달릴 수 있지만 채 1㎞도 못 가 하차 지점에서는 50㎞ 이하로 달려야 한다. 또 중간 중간 램프마다 제한속도는 급격히 40㎞로 낮아진다.

또 다른 문제는 제한속도 변화를 표지판 등으로는 분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제한속도 자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표지판을 뒤늦게 확인한 차량들이 급제동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제한속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과속으로 질주하는 차량도 적지 않았다. 특히 동명오거리 지하차도 진입 구간에서는 시속 100㎞ 넘게 질주하는 차량이 대부분이었다. 본보 취재진이 최근 두 차례 제한속도를 지키며 달린 결과 고속 주행하는 다른 차들의 경적이 요란했다.

한 교통 전문가는 "실사를 거쳐 제한할 곳은 제한하고 나머지 구간은 현실성 있게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제한속도 변화를 줄이고 표기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각 교량의 설계와 안전 등을 고려하다 보니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운전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소희 기자 sso@busan.com

영상제작=디지털 미디어본부 서재민 PD·이민희 대학생인턴 mul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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