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받지 못하는 경찰관] "제복 바꿀 돈으로 차라리 장비 바꿔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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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찰관 사망 사건으로 일선 경찰관들의 열악한 보호 장비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장 경찰 인력들은 낡고 불편한 보호 장비를 개선하는 것 외에도 까다로운 총기 사용 규정 등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경찰서 형사과에 근무하는 형사들이 개인적으로 받는 장비는 오직 '수갑'뿐이다. 강력범을 제압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인 3단봉과 테이저건은 형사·강력팀별로 단체 지급할 뿐, 1인 1장비가 아니다. 흉기 난동을 제압하기 위해 입는 방검복도 팀별로 2벌가량 제공되는 것이 전부이다. 방탄복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현장 인력의 증언이다.

개인 지급 되는 건 수갑뿐
강력범 제압 장비 절대 부족


부산에서 10여 년째 형사로 근무하고 있는 A 경사는 "흉기 난동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가도, 방검복이 너무 두껍고 불편해 정작 범인을 제압하는 데 제약이 많아 잘 입지 않는다"면서 "제복 바꿀 돈으로 차라리 각종 장비를 개선했어야 한다는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설령 총기를 사용했다고 할지라도 '뒷감당'은 오롯이 총기를 사용한 경찰관에게 덧씌워지는 게 현실이다. 총기 사용으로 피의자가 다쳤을 경우 각종 민사소송에 이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치안 일선에 서는 경찰관들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다. 20년 넘게 형사로 일하고 있는 B 경위는 "흉악범을 경찰관이 총기로 제압했다고 하더라도, 이후에 온갖 보고서를 써야 하고 감찰관실에 수차례 불려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기는 사실상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임무를 수행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민소영 기자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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