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넘치는 '사제 무기'] 탱크 잡는 바주카포도 만들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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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에 오른 한 무기 제작 관련 영상물. 일반인으로 보이는 외국인이 금속 깡통, 플라스틱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바주카(Bazooka)포'를 직접 제작하고 있었다. 바주카포는 탱크 등을 파괴하는 로켓포다. 이 외국인은 재료를 일일이 설명한 후 단계별로 제작 방법을 설명했다. 마지막에는 바주카포 사격이 시연됐다.

서울에서 사제 총기에 의해 경찰관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제 무기류의 위협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됐다. 유튜브, 인터넷 등에서는 사제 무기 제작정보를 담은 동영상이 수두룩하고 특히 국내 인터넷에서도 무기 제작을 공유하는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누구나 쉽게 무기를 제작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사제 무기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털엔 무기 제조 동호회
유튜브 동영상만 수십만 건

20일 유튜브에서 영어로 사제 총기 제작법을 찾아본 결과, 관련 영상물 수십만 건이 검색됐다. 바주카포, 미니건 등 총기류나 폭탄, 화염방사기 등 폭발력이 높은 무기들의 제작 방법도 많았다. 동영상 대다수는 제작 과정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어 일반인들도 그대로 따라만 하면 제작이 가능할 정도였다.

국내 포털사이트에서도 무기를 직접 만드는 동호회 카페가 여러 개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카페 회원들이 주로 만드는 무기는 활, 석궁, 총 등이며 갈수록 제작 노하우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의 포털 사이트에서는 영어로 무기 제작법을 검색하면 훨씬 많은 정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19일 오후 서울에서 사제 총기로 경찰을 살해한 성 모(45) 씨도 인터넷에서 제작법을 보고 직접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인터넷의 발달로 사제 무기류의 심각성이 높아지면서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경찰은 지난해 처벌 규정을 신설해 인터넷에 무기 제작 관련 동영상을 올린 사람도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사이트를 통해 검색이 가능하고, 동영상을 게재한 사람에 대한 추적도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도선 신라대 법경찰학부 교수는 "포털 사이트가 자체적으로 무기 제작 관련 콘텐츠를 통제해야 한다"며 "특히 양귀비를 재배하는 것만으로도 처벌되듯 사제 무기류도 제조·소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형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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