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종합촬영소 1100억 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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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종합촬영소 모습. 이번 매각으로 부산종합촬영소와 영화진흥위원회 부산사옥 건립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부산일보DB

부산글로벌종합촬영소 건립의 걸림돌이었던 남양주종합촬영소가 결국 팔렸다. 영화발전기금 사용이나 금융권 차입 등 갖은 우회 대책으로 표류하던 부산종합촬영소와 영화진흥위원회 부산 사옥 건립을 이제야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일 남양주촬영소 매각 계약이 지난 17일 이뤄졌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1100억 원.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영진위와 남양주촬영소 부산 이전이 추진되면서 2012년 1월 30일 첫 공고에서 감정가는 1229억 원이었으나 상수원보호구역으로 각종 규제가 많아 15차례나 유찰되는 과정에 최저입찰가가 1003억 원으로 떨어졌었다. 지난 7일 16차 입찰에서 최저입찰가보다 97억 원을 더 받은 것이다.

영진위, 계약자 공개 안 해
부산종합촬영소 건립 본궤도
마스터플랜 용역 공고 예고
2020년 6월 준공 목표 주목


영진위는 이름 공개를 미뤄달라는 계약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공개하지 않았다. 영화계에서는 유명 임대주택 건설업체가 남양주촬영소를 사들였고, 이곳에 대규모 실버타운을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남양주촬영소 매각으로 부산종합촬영소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매각이 4년 넘게 지연되면서 영화발전기금 사용 논란이 불거졌고, 심지어 지난 6월에는 남양주촬영소를 담보로 660억 원을 영진위가 금융권에서 차입해 부산종촬 건립에 사용하려고도 했으나 진척은 거의 없었다.

규모도 축소됐다. 2012년 계획 당시에는 실내 스튜디오가 5개 동이었지만,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느라 5610㎡(1700평. 아시아 최대규모)·1659㎡(500평) 넓이의 실내 스튜디오 2동으로 줄었다. 남양주촬영소는 실내 스튜디오가 6개다. 영진위는 마스터플랜 수립계획 용역 공고를, 기장군은 관광지 조성계획 변경 공고를 곧 낼 예정이다. 정상적 사업이 가능해진 만큼 글로벌종합촬영소라는 위상에 걸맞은 계획을 새로 짜야 한다.

개관 시기도 문제다. 이번 매각 계약으로 남양주촬영소는 내년 중반 이후 사용이 불가능하다. 수도권 영화계는 당장 '대체 촬영소 구하기 전쟁'을 우려하고 있다. 원로 영화인들의 숨결이 녹아 있는 명예의전당 등 남양주촬영소의 역사를 옮기는 것도 숙제다. 영진위는 오는 12월 설계 발주를 시작으로, 2020년 6월 준공을 목표로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도권 촬영소 공백에 대비한 인프라 지원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종합촬영소가 들어설 기장도예촌은 전체 29만여㎡ 중 25만㎡를 촬영소로 영진위가 무상 사용한다. 토목 작업은 이미 완료돼 있다. 행정 협의 등 소요 시간을 줄인다면 준공 시기를 다소 앞당길 수도 있을 듯하다.

영진위까지 영화의전당 옆 부지에 사옥을 건립하면 센텀시티 영상산업단지의 남은 퍼즐이 완성된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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